신조선가, 7년 전 호황기 고점 넘었다…조선사 실적개선에는 2년 소요

입력 2021-07-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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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슨 신조선가지수, 141포인트로 2014년 고점 넘어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4000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사진제공=현대중공업그룹)

조선업계가 전 세계적으로 수주 호황을 맞이한 가운데 신조선가 지수가 2014년 호황기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선가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분기 국내 조선사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20일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6일 기준 신조선가 지수는 141.16을 기록했다. 이는 리먼 사태(2008년) 이후 조선업계 최고 사이클이었던 2013~2014년의 고점인 140포인트를 넘어선 것이다.

신조선가 지수는 2014년 이후 지속한 불황에 2017년 3월 121.4포인트까지 하락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주 부진과 저가 수주로 인해 125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신조선가는 지난해 말부터 반등해 올해까지 상승세다. 6월 신조선가 지수는 138.5포인트로 7개월째 올랐다.

글로벌 물류난으로 인한 운임 상승으로 해운업계가 호황을 맞이하면서 선박 발주가 늘어난 덕분이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는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조선사 발주는 13년 만에 최대 규모다.

선종별로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가격의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 최근 일주일 사이 2만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450만 달러, 1만3000TEU급은 300만 달러가 올랐다. 한국은 상반기 발주된 컨테이너선(1만2000TEU급 이상) 148척 중 81척(55%)을 수주한 바 있다.

선가는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조선사들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선가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철광석 가격이 200달러대로 오르면서 선박 건조 비용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후판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수주에 조선사들이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점도 선가 인상에 유리하다. 6월 말 기준 수주잔량은 2673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었다. 과거 3년간의 건조량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친환경 규제로 인한 발주도 기대된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해상환경규제의 효과로 한국 조선업계의 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라며 “효율성 관련 품질이 높고 단기적 유력 대안으로 평가되는 LNG 연료추진 기술력이 우수한 한국 조선소들에 대한 발주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선업의 특성상 수주 효과가 반영되기까지 최소 2년은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실적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실적에 반영되는 2019~2020년은 조선업계 불황기였다.

2분기 국내 조선사 ‘빅3’는 후판 가격 인상분을 실적에 반영하면서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분을 2분기 실적에 선제적으로 반영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이로 인해 일시적인 대규모 영업적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급격한 원가 상승을 선가에 전가하는 마진 중심의 수주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조선해양이 2분기 191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손실은 각각 1377억 원, 583억 원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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