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경제학] 전력 수요 증가에 생산라인 불안…산업계 대응은?

입력 2021-07-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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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체 태양광 발전소 설치…현대제철, 전기로 탄력적 운영

▲전주시 덕진구 백제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전주=뉴시스)

최근 불볕더위로 전력수요가 증가하자 산업계가 생산설비 가동 차질 등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2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정전사태에 대비해 순간 전압강하 보상장치(VDP), 무정전 전원 공급 장치(UPS), 비상 발전기 등을 설치한 상태다.

전력 공급선을 복선화해 한쪽 전기 라인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돼도 다른 라인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반도체 부문의 각 사업장에서 축구장 4개 크기의 자체 태양광 발전 시설도 설치했다. 총 발전량은 연산 약 2847MWh(메가와트시)로 4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 전력을 350kWh(킬로와트시)로 가정하면 1년간 총 678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화성과 평택 캠퍼스 일부 건물에서는 지열 발전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냉방설비를 가동할 때 적정 실내온도 준수, 미사용 전기 제품 플러그 뽑기, 층간 이동 시 계단 이용 등을 통해 전기 사용량을 절감하고 있다.

LG전자는 반도체 공장처럼 24시간 돌아가는 체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전력 수급 이슈가 미치는 영향은 적은 상황이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전사 차원에서 실내 온도 관리, 플러그 뽑기 등 기본적인 전력 감축 활동을 진행 중"이라며 "전력 상황 따른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전력 최대 사용량, 냉방 온도 관리, 불필요 조명 소등, 비가동 설비 전원 차단, 설비 운전 시간 조정 등 전사 차원의 에너지 절감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철강 기업 중에서는 전기로 용광로를 돌리는 방식을 채택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여름 전력 수요와 관련해 한전에서 요청이 오면 전기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 생산 활동에 투입하는 전력은 수요가 일정하다"며 "기본적으로 한전의 전력 수요 예측 안에서 공장이 돌아가 정전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도 한전 요청에 따라 생산 가동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전력을 저장해두는 장비인 에너지저장장치(ESS)도 사업장마다 배치해뒀다.

대보수를 실시해 전력사용량을 줄이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조만간 인천 제1호 압연공장의 대보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자가발전 비율이 높아 전력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정부의 수요반응(DR) 제도에도 상시로 참여하고 있다. 전력거래소에서 과부하를 예상해 DR를 발동하면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 사이에 전력 다소비 공정의 일정 조정과 자가발전 비율을 조정하는 식으로 참여 중이다.

만약 폭염이 국가적 전력수급 위기로 이어져 긴급절전 요청이 있으면 포스코는 열연공장, 산소공장 등 전력 다소비 공장 조업일정 조정, 소내 부생가스 및 LNG를 활용한 자가발전을 최대로 가동해 전력 부족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고로 전경 (사진제공=현대제철)

정유ㆍ화학업계는 설비 가동이 멈추고 다시 작동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이 천문학적인 만큼 각별히 대비하고 있다.

석유화학사들은 30~60%가량을 자체 전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한전과도 협력해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있다. 정유사들도 전체 공장 전력 수요의 40%까지 자가 발전할 수 있는 동력발전설비를 갖추는 등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한편, 폭염의 장기화가 가뭄으로 이어지는 상황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산업단지에 공장들이 있는 석유화학 업계의 경우 가뭄이 심해지면 공업용수 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가뭄 이슈가 있을 때마다 용수 부족 우려가 늘 있었다"며 "최근 용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 바닷가 해수를 담수로 바꾸는 시설을 지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 울산공장 야경 (사진제공=에쓰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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