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와 소송 등 과제 산적
금융감독원장 공석이 역대 최장기간 이어지면서 후임에 대한 온갖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지난 5월 퇴임한 이후 신임 원장 내정이 석 달 가까이 미뤄지고 있다. 지난 1999년 금감원이 설립된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원장석이 비어있는 것이다. 금감원장 공석이 장기화하면서 금감원 안팎으로 후보군이 거론됐다. 그러다 최근에는 원장대행을 맡는 김근익 수석부원장의 내부 승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듯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금감원장이 모두 민간 출신이었던 점을 비춰봤을 때 이번에도 민간에서 금감원장을 선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관료 출신이 오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는 들었다”며 “수석부원장 내부 승진도 아닐 것으로 판단되며 민간에서 수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 정부에서 선임된 금감원장 3명 모두 민간 출신이었다.
지난 2017년부터 4년 사이에 최흥식(하나금융지주 사장 출신)·김기식(참여연대 사무처장·국회의원 출신)·윤석헌(한국금융학회장 출신) 전 원장이 금감원을 거쳐 갔다.
최근까지 후보로 거론된 인물은 손상호 전 금융연구원장, 하성근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다. 손 전 원장은 2008~2009년에 금감원 부원장보(전략기획본부장)로 재직한 경험이 있다.
다만 금감원 내부에서나 금융시장에서 내부 출신 금감원장에 대한 반발이 큰 상황을 고려하면 민간 출신 후임자가 올 경우 후폭풍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관료 출신이 온다면 행정고시 기수로만 봤을 때 20회 후반대나 30회대가 유력할 수 있다. 마지막 관료 출신 원장인 진웅섭 전 원장의 행시 기수는 28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행시 27회) 바로 밑 기수였다. 김근익 수석부원장은 34회다.
금감원장 공석 장기화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감원과 금융회사 간 행정소송, 감사원 감사 결과 후 감독 체계 재정립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잦은 원장 교체로 금감원 내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도 바로 잡아야 할 부분 중 하나다.
금융권 관계자는 “5년도 안 된 기간에 금감원장이 3명이나 바뀌었다”며 “원장 기조에 따라 인사, 조직 체계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금감원 내 분위기는 어수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