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황제' 진종오(42)가 '노 메달'로 2020 도쿄올림픽을 마무리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이후 5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진종오가 메달 획득에 실패한 것은 처음이다.
진종오는 27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에서 추가은(20)과 함께 출전, 합계 575점(추가은 286점, 진종오 289점)을 기록하며 9위로 본선 1차전 통과에 실패했다.
본선 1차전은 30분 동안 남성 30발, 여성 30발을 각각 쏴서 합산 점수가 높은 순서로 8개 팀이 2차전에 진출한다. 1발당 최고 10점, 총점 만점은 600점이다.
진종오-추가은은 8위와 동점을 이뤘지만, 10점 획득 수에 밀려 9위로 내려갔다.
8위 하니예흐 로스타미얀-자바드 포루기(이란)는 10점을 18개, 진종오-추가은은 13개 쐈다. 10점 5발 차이로 희비가 갈렸다.
김모세(23)-김보미(23)도 합계 573점을 쏴 11위로 본선 2차전에 오르지 못했다.
진종오는 24일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도 결선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혼성 경기에서도 본선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이번 대회를 빈손으로 마치게 됐다.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한 진종오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을 기대했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7개로 늘리면 양궁 김수녕(금4·은1·동1)의 기록을 넘길 수 있었다.
아쉬움 속에 대회를 마무리하게 된 진종오는 이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떠오르지 않는다. 부족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다. 부족함을 채우려고 야간 훈련까지 하며 준비했는데, ‘세월에 장사 없구나’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수를 하면 본인이 제일 속상하다. 성적을 떠나 열심히 하는 모습도 인정해주셨으면 한다. 저는 욕먹어도 되는데, 가은이는 욕 안먹었으면 한다”며 후배를 챙겼다.
이어 “(파트너) 진종오란 이름 때문에 포커스를 받아 부담이 많이 됐을거다. 가은이는 첫 올림픽 스타트를 끊었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세계 정상 선수들과 겨룰 것”이라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