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훌쩍 늘었다. 자연스레 장비 욕심이 생겼다. 게임을 오래 하다 보니 손목에 무리가 가곤 했다. 게임 시간을 줄이기보다, 피로도를 줄일 수단을 취하게 됐다.
콕스 CNK87 BT 블루투스 무접점 키보드를 약 2주간 사용해봤다. 키압을 조절할 수 있는 점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앱코(ABKO)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CNK87의 입력압은 50g이다. 원할 경우 입력 스트로크 또한 조절할 수 있다. 자판의 입력 깊이를 하이-미들-로우로 변경할 수 있는 것인데, 로우로 설정했을 때 손목 피로도가 훨씬 줄어들었다.
로우로 설정해도 게임 플레이에 지장은 없었다. 빠른 입력이 필요한 FPS류 게임을 할 때도 유용했다. 입력 작동 거리가 짧아 바로바로 반응하기 쉬웠다. 다만 문서 업무를 할 때 로우로 설정하면 오타가 나기 쉬울 것 같았다. 무선 블루투스 키보드라 지연율이 있진 않을지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유선 키보드와 큰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게임용으로도 활용하기 좋았다.
연속 입력 또한 부드러웠다. 콤보가 필요한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게임을 할 때 지장이 없었다. 기계식 키보드보다는 소음이 적은 편이었는데, 소리는 적게 났지만, 키감이 부드러워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배터리 가성비도 좋았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배터리 용량은 3000mAh로, 최대 100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일주일에 평균 30시간 안팎으로 플레이하는데, 지난 2주간 배터리 문제는 없었다. 키보드 개시 전 충전해놓은 분량으로 2주를 사용했다. 완충에 최소 3.6시간이 걸린다고 나와 있는데, 출근 전 충전해두면 무리 없이 키보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전용 소프트웨어가 있는 점 또한 장점으로 꼽혔다. 키 맵핑, 레이아웃 등 원하는대로 커스텀할 수 있어서다. 매크로 기능도 지원되는 만큼 반복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경우 쏠쏠한 기능처럼 보였다. 주로 게이밍 용으로 활용한지라 커스텀을 따로 맞추진 않았다.
이전에 사용하던 키보드보다 먼지도 덜 쌓이는 것처럼 보였다. 게이밍 책상에서 식사도 하고 업무도 보는 만큼 수시로 키보드를 들여다보고 정리를 하는 편이었다. 키보드 부속품에 키캡 리무버와 청소용 브러쉬가 포함돼 있었는데, 2주 동안 솔로 겉을 몇 번 쓸어주는 게 전부였다.
다만 멀티 페어링 기능을 딱히 쓸 일은 없었다. CNK87이 블루투스 키보드인 만큼 다양한 기기와 붙여 쓸 수 있는 게 강점으로 꼽혔다. 3대 기기까지 동시에 연결할 수 있었는데,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쓸 일이 많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문서 작업을 수시로 할 때에는 활용도가 높을 것 같았으나, 주로 데스크톱과 연결해서 쓰는 만큼 활용할 일이 딱히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