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간판’ 조구함(29·KH그룹 필룩스)이 운명의 한일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구함은 29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100㎏급 결승전에서 일본의 에런 울프와 골든스코어(연장전) 승부 끝에 안다리 후리기를 허용하며 한판패를 당했다.
결승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조구함에겐 남다른 의미의 은메달이다. 2016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전방십자인대 수술을 하면서 올림픽 무대에서 제대로 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게다가 유도 100㎏급은 190㎝대 선수들이 즐비해 177㎝의 조구함은 왜소해 보이기까지 한다. 거구의 선수들을 상대로 아시아 선수가 승리하기란 쉽지 않다.
이날 경기에서 조구함은 경기 시작 39초 만에 울프와 지도(반칙) 1개씩을 받았다. 이후에도 팽팽하게 힘을 겨뤘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정규 경기 시간 4분을 모두 보냈다.
연장전은 처절했다. 조구함은 골든스코어 49초에 소극적인 공격을 이유로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울프 역시 골든스코어 1분30초에 깃잡기 반칙으로 두 번째 지도를 기록했다.
이후 두 선수는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싸움을 펼쳤다. 연장전은 절반 이상의 기술을 성공하거나 한 선수가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로 끝날 때까지 무제한으로 진행된다.
경기 시작 9분35초, 마침내 희비가 갈렸다. 조구함은 울프의 기습적인 안다리 후리기 공격에 한판패를 기록했다. 투혼을 발휘해 얻어낸 값진 첫 올림픽 메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