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네트워크 구축이 감축 걸림돌 예측
KT가 올해 5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 내용 등을 담은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보고서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발간했다.
2030년에는 2007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35% 감축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최근 수년 사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되레 늘고 있어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내년까지 상당한 수준의 5G 네트워크 구축 물량이 남아 있어 온실가스 배출 감소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3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KT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근 2년 사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특히 KT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기 시작한 2007년 이래 세 번째로 많은 양을 작년에 배출했다.
KT가 발간한 ESG 보고서를 보면 KT의 2007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Scope I’에서 5만4456tCO2eq(이산화탄소 환산톤), ‘Scope II’에서 122만2416tCO2eq 등 총 127만6872tCO2eq다. Scope I은 KT의 경영 통제권 안에 있는 모든 시설로 전국 모든 사옥, IDC(인터넷데이터센터), 분기국사, 전진배치사업장, 기지국, 중계기, 업무용 차량 등에서 직접 발생하는 온실가스다. 또 Scope II는 전국 사옥, 통신장비, 업무용 전기차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사옥 난방을 위해 사용하는 열(온수)로 인해 간접 발생하는 온실가스다.
KT는 ‘넷 제로 2050’ 비전 아래 2007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2030년까지 35%, 2040년까지 50%, 2050년까지 70% 감축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KT는 전국 사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비롯해 올해에는 전국에 있는 모든 통신 장비로 배출량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절감 노력을 기울였다.
전사적인 절감 노력에 KT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꾸준히 감소해 2012년 110만tCO2eq 아래로 떨어졌고 2016년에는 배출량 측정 이래 가장 적은 108만4335tCO2eq를 기록했다.
그러다 2019년 113만4291tCO2eq, 2020년 122만1718tCO2eq로 최근 2년간 배출량이 다시 올라갔다.
작년 배출량을 2007년과 비교하면 4.3% 줄어든 것에 불과하다.
직간접 배출로 나눠 보면 Scope I에서는 33.8% 줄어 감소 폭이 컸으나 Scope II에서는 3.0% 줄이는 데 그쳤다. 특히 Scope II는 최근 2년 사이 110만tCO2eq를 재차 넘겼는데 5G 네트워크 구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KT 역시도 ESG 보고서에서 “2020년에는 전국적으로 5G 네트워크 장비가 대거 구축되면서 전기 사용량이 증가해 2019년 배출량보다 7.7%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KT가 추가 구축해야 하는 5G 네트워크 물량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KT가 ‘5G커버리지현황’을 통해 밝힌 최근 5G 무선국 수는 6만3000여 국이다. 5G 주파수를 재할당받으면서 최저 할당 대가를 받기 위해 구축해야 하는 기지국 12만 국의 절반 수준이다. 최저 할당 대가를 내기 위해서라도 내년 말까지 기지국 구축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Scope II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절감은 쉽지 않아 보인다.
KT 관계자는 “사옥 냉난방과 네트워크 시설, ICD 등 온실가스가 늘어난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고 특정해 찾기가 어렵다”며 “배출량이 증가는 하고 있지만, 증가세인 만큼 더 감축 노력을 하려 한다. 배출량 감소 목표는 말 그대로 목표일 뿐 최대한의 감축 노력을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73%가량이 유ㆍ무선 네트워크 장비의 전기 소비에서 발생하고 있어 지속해서 고효율 장비로 교체하고 있다. 또 3GㆍLTE 기지국, 중계기는 시간대별로 운영을 최적화해 전기 사용량을 절감하고, 통신용 사옥(전화국)에 외기도입 냉방기 도입, 실외기 세척 및 배관 정비 등 냉방기 성능 및 효율 향상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