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총 자산 288배 증가…신사업 투자로 미래 준비
40년 전인 1981년 9월, 한화그룹 총수에 오른 김승연<사진> 회장이 당시 취임식을 대신한 '신입사원과의 대담'에서 밝힌 포부다.
취임과 함께 2차 석유파동을 겪었던 김 회장이 1일 취임 4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한화는 재계 서열 7위로 올라섰다.
이날 한화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황이 엄중한 만큼 "특별한 행사 없이 이튿날(2일) 아침 사내 방송으로 기념식을 대신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취임 40주년을 맞아 “그동안 이룬 한화의 성장과 혁신은 한화가족 모두가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라며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100년 기업 한화를 향해 나가자”고 소회를 밝혔다.
김 회장 취임 이후 한화그룹은 40년 동안 7548억 원이었던 총자산이 217조 원으로 증가했다. 1조1000억 원 수준이었던 매출액도 65조5000억 원으로 늘었다.
이처럼 덩치를 키운 배경에는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이 존재한다. 김 회장은 1980년대 취임 직후 제2차 석유파동 등 불황 속에서도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 등을 인수하며 석유화학 사업을 수출효자 산업으로 키웠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직후인 2002년에는 적자를 이어가던 대한생명을 인수, 자산 127조 원의 보험사로 키웠다. 2012년 파산했던 독일의 큐셀도 인수해 글로벌 태양광 기업으로 만들었다.
2015년엔 삼성의 방산과 석유화학 부문 4곳을 인수했다. 이런 확장을 바탕으로 한화는 재계 7위의 그룹으로 도약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약진도 또 다른 성장의 바탕이다.
1981년 당시 7개였던 해외거점은 469개로 늘었다. 미미했던 해외 매출은 지난해 기준 16조7000억 원까지 늘었다.
김 회장은 직원들을 독려하며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는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우라”는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도 계속 키우고 있다. 방위 사업에서는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해외 수출에 나서고 있고, 에너지 사업은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주요 선진국 태양광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회장은 방대한 글로벌 인맥을 바탕으로 '민간 외교관'으로서 활동에도 적극 나서왔다.
2000년 6월 한미 협력을 위한 민간 채널로 출범한 한미교류협회 초대 의장으로 추대돼 한미 관계의 증진을 위한 민간 사절 역할을 했다.
그때의 인연으로 부시와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 공화당 인사까지 폭넓은 미국 인맥을 이어오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이며 파워엘리트 집단인 헤리티지 재단의 에드윈 퓰너 창립자와는 40년에 가까운 친분 관계를 유지 중이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은 40년의 도약을 발판으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항공 우주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스마트 방위산업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이 있다.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에 쎄트렉아이까지 가세한 스페이스허브는 우주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를 이어오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 분야에서도 미국 오버에어사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연구ㆍ개발을 하는 등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린수소 등 에너지 분야에서도 효율을 높인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 운반을 위한 탱크 제작 기술 확보 등 다가올 수소 사회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수소 혼소 가스터빈 개조회사를 인수해 친환경 민자발전사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방산 분야에서는 첨단 기술의 적용과 무인화 등 지속적 연구ㆍ개발을 통해 스마트 방산으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금융계열사들도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에 나서고 있다. 최초의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을 비롯해 여러 디지털 솔루션을 바탕으로 금융 생활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도전 중인 사업 대부분이 미개척 분야이지만, 김 회장은 누군가 해야한다는 사명감으로 과감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