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저출산 원인을 따지면서 페미니즘을 언급한 데 대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말이 말 같지도 않다.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열린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페미니즘이란 것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이게 선거에 유리하고 집권연장하는 데 악용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출생 문제에 대해서는 “페미니즘이라는 게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도 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구조적 여건이 너무 안돼서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험관 아기 비용을 지원하는 것, 출산 장려금 등 대응 방식으로 세금을 엄청 썼는데 그렇게 쓸 게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의 발언에 기자들이 “페미니즘과 저출생 문제를 연결시키는 건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자, 윤 전 총장은 “그런 얘기를 하는 분이 있다고 한 것”이라며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이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야권에서는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추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저출생이 페미니즘 탓이라는 것도 황당한 발상이지만 페미니즘을 집권 연장에 갖다 붙이는 것도 우스운 궤변”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도자가 해야 할 말이 있고, 가려야 할 말이 있다”며 “지도자가 오히려 혐오를 조장하고 갈등을 키우고 기승전‘문정부 저격’으로 키워보려는 억지는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였던 자로서 자가당착”이라고 꼬집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후보야 말로 여성혐오를 조장하고 있다. 페미니즘이 저출산의 원인이고, 페미니즘이 남녀간 건전한 교제를 막고 있다는 윤 후보의 말을 듣고 실소를 넘어 서글퍼진다”며 “한 나라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사람의 말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망언”이라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