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여파에 전월세 전환율 '뚝뚝'

입력 2021-08-04 09:35수정 2021-08-0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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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율 3.2%, 2016년 후 최저
보증금 오를수록 하락세 가속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이 갈수록 하락세다. 지난달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서울 노원·도봉구 일대에 아파트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난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여파다. 전세의 월세 및 반전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월세·반전세 물건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2%다. 2016년 KB국민은행이 수도권 전월세 전환율을 조사한 이래 가장 낮은 값이다. 인천과 경기지역 전월세 전환율은 지난달 각각 4.7%, 4.2%로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전월세 전환율은 임대보증금을 월세로 돌릴 때 적용하는 비율이다. 전월세 전환율이 3.2%라면 전셋값 1억 원짜리 집을 월세로 바꾸면 월세로 연간 320만 원(1억 원X3.2%)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에선 전월세 전환율 하락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서울에선 지난달까지 20개월 내리 하락하며 다달이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전월세 전환율 하락엔 최근 전세난이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세 공급은 줄고 고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월세 물량은 늘었다. 이 과정에서 전월세 전환율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월세 전환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월세 대비 보증금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에서 월세보다는 전세 수요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석 달 간(5월 3일~8월 3일)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5.2% 줄었지만 전세 매물은 8.4% 사라졌다.

이런 경향은 반전세 증가에서도 드러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전세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62.4%였다. 1년 전 같은 달(74.6%)보다 12.2%포인트 넘게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반전세 계약 비중은 24.5%에서 36.1%로 커졌다. 보증금이 1년 치 월세보다 많은 반전세 계약은 일반 월세 계약보다 전월세 전환율이 낮다.

전셋집 감소, 반전세 증가 현상이 이어지면 세입자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세입자로선 계약 기간이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전세가 매달 고정적인 돈을 지출해야 하는 월세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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