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ㆍ물적 분할 방식……9월 16일 임시주총, 10월 1일 공식 출범
SK이노베이션은 3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과 E&P 사업의 분할을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내달 16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친 후 10월 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 주식회사(가칭)’를 각각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앞으로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Green Portfolio Designer & Developer)’ 임무를 수행하는 지주회사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그린' 영역을 중심으로 연구ㆍ개발(R&D), 사업개발 및 인수ㆍ합병(M&A) 역량 강화를 통해 제2, 제3의 배터리와 분리막(LiBS) 사업을 발굴한다.
새롭게 추진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도 본격적으로 키울 방침이다.
두 사업의 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ㆍ물적 분할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각각 갖게 되며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은 신설 회사로 각각 이전한다.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BaaS(Battery as a Service), 에너지 저장장치(ESS) 사업 등을, SK이엔피주식회사(가칭)는 석유개발 생산ㆍ탐사 사업, 탄소 포집ㆍ저장(CCS)사업을 각각 수행할 계획이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이번 분할은 각 사업의 특성에 맞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성을 높여 본원적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사업별로 투자 유치와 사업 가치 증대를 통해 경영환경에 더욱 폭넓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할을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전환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앞서 김준 총괄사장은 스토리 데이에서 배터리 사업의 수주 잔액이 ‘1테라와트 +α’ 규모라고 밝히고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연간 40GWh(기가와트시)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2030년까지 500GWh 이상으로 키울 방침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 사업에서 2022년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부터는 영업이익률을 개선해 2025년 이후에는 한 자릿수 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Flying car), 로봇 등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BaaS 플랫폼 사업 등 성장 동력의 실행도 가속할 계획이다.
아울러 E&P 사업의 분할을 통해 탄소 발생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석유가 탄소 발생 이슈는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원"이라며 "석유개발 사업을 가장 잘 아는 회사로서 석유 생산 단계에서부터 탄소 발생을 최소화할 뿐 아니라 석유 정제와 사용 단계에서 생기는 탄소를 포집해 다시 지하 깊은 구조에 영구저장하는 그린 사업으로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5월 E&P 사업은 CCS 사업 관련 국책과제 협약을 체결하는 등 그린 비즈니스 분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분할 결정은 각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을 가속화 할 수 있는 구조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그린 성장 전략을 완성해 이해관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업가치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