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한일전’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이 패하며 패자 준결승전으로 밀려났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4일 저녁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개최국 일본에 2-5로 무릎을 꿇었다.
결승으로 직행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5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미국과 다시 승부를 펼친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결승전에 올라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다시 경쟁한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회초 잡은 선제 득점 기회를 놓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한국은 1회초 선두 타자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이 일본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펄로스)와 9구 접전에서 볼넷을 얻었다. 1사 1루에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시원한 2루타로 1사 2·3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양의지(NC 다이노스)·김현수(LG 트윈스)가 연속 삼진으로 돌아서며 기회를 날렸다.
한국팀 선발에는 ‘잠수함 투수’ 고영표(30·KT 위즈)가 나섰다. 그는 1회말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선을 모두 내야 땅볼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매듭지었다.
일본 대표팀은 고영표의 현란한 체인지업에 2이닝을 그냥 보냈다. 그러나 균형이 깨졌다. 3회말 선두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와 가이 다쿠야(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연속 안타와 야마다 데쓰토(야쿠르트)의 희생번트에 1사 2·3루로 진출했다. 마지막 타자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의 희생플라이에 결국 1점을 내줬다.
그러나 한국 타선은 2회부터 5회까지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투구에 침묵했다. 삼진 6개를 헌납하고 묶여있는 사이 일본은 더 달아났다.
5회말 선두 야마다 데쓰토의 우중간 2루타, 사카모토 하야토의 우익스 뜬공으로 1사 3루 상황에서 요시다 마사타카(오릭스)에게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더 내줬다. 5회말 점수는 0대 2.
한국 타선은 6회초 반격을 시작했다.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린 박해민은 일본 좌익수 곤도 겐스케(닛폰햄 파이터스)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2루까지 진출했다.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강백호(KT 위즈)가 총알처럼 꿰뚫는 안타를 쳤다. 그 사이 박해민은 홈을 밟아 1점을 만회했다.
다음에는 이정후 차례. 우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며 강백호를 3루로 보냈다.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일본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강판시키고 좌완 이와자키 스구루(한신 타이거스)를 구원 등판했다. 김현수는 1사 1·3루에서 이와자키 스구루를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 대표팀은 6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차우찬(LG 트윈스)과 조상우(키움 히어로즈)가 팽팽한 접전을 펼치며 일본의 득점을 봉쇄했다. 그러나 8회말 승부가 갈렸다.
8회말 4번째 구원 등판한 고우석(LG 트윈스)은 1사 후 안타·고의사구·볼넷 등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야마다 테츠토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3타점 2루타를 맞았다. 사실상 승패를 가른 결정적 한방이었다. 고우석은 3타점 역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으로 교체됐다. 점수는 2대 5.
8회말 허무하게 리드를 내준 한국 대표팀은 9회 마지막 공격을 점수로 연결하지 못하며 패배를 확정지었다. 이로써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이어오던 올림픽 야구 한일전 연승 행진도 끝났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5일 오후 7시 결승 진출을 놓고 미국과 다시 승부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