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일(0시 기준) 1776명 늘었다. 4차 대유행 이후 한 달째 하루 확진자가 네 자릿수로 증가했다. 특히 비수도권 확진자가 최다를 기록하면서 전국적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확진자가 전날(1725명)보다 51명 늘어난 1776명, 누적으로 20만5702명이라고 밝혔다. 지역발생이 1717명, 해외유입 59명이다. 지난달 7일 1212명이 발생한 이후 하루 확진자가 30일 연속 1000명대다. 지역별로는 서울(461명)·경기(475명)·인천(89명) 등 수도권이 1025명(59.7%), 비수도권 692명(40.3%)이다. 비수도권 확진자는 4차 대유행 이후 가장 많다. 비중이 40%대로 치솟으면서 갈수록 번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8일 종료될 예정인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조치는 또 연장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6일 거리두기 조정안을 확정한다. 가장 강도 높은 방역단계로 국민들이 일상을 뺏기고, 경제충격이 커지는 상황을 언제 벗어날 수 있을지 가늠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집단면역의 관건인 백신 접종은 지지부진하고 수급도 불안하다. 정부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재 1차 접종자는 전체 인구의 40%에 못 미치는 2300만여 명이다. 접종이 완료된 2차 접종자는 아직 740만 명 수준으로 인구 대비 14.4%에 그친다.
무엇보다 델타변이 등 변종 바이러스의 확산이 우려스럽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변이가 확진자의 60% 이상으로 높아졌고, 델타+ 변이에 감염된 환자도 나왔다. 백신효과가 무력화된 돌파감염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4차 유행의 통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검사건수 대비 확진자 비율인 양성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5일 수치는 4.02%로, 누적 기준 1.73%의 2배 이상이다. 무증상 감염 등 숨어있는 환자가 많다는 얘기다.
거리두기 준수와 마스크 쓰기 등 국민들의 자발적 개인위생 강화도 한계에 와 있는데 상황은 나빠지고만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백신접종 완료자에 대한 추가접종(부스터샷)에 나서고 있다. 거듭되는 바이러스 변이와 급속한 전파를 막기 힘든 까닭이다. 코로나19 집단면역 자체가 어렵고, 앞으로 독감처럼 계속 백신을 접종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K-방역 성공’ 등 한가한 소리만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보고대회를 주재하고 ‘백신주권’ 확보를 선언했다. 국산 백신 개발과 최고 수준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능력을 토대로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발돋움한다는 구상과 의지다. 지금 정부의 다급한 과제는 그런 구호보다, 당장 백신접종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부터 없애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