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8월 도입분 850만 회분의 절반 이하만 공급
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한 차례 공급이 지연됐던 모더나 백신이 또 다시 공급에 차질이 생겨 애초 8월 도입 예정 물량(850만 회분)보다 절반 이하 수준의 물량이 공급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7월 도입 물량이 한 차례 지연되자 “8월 도입분 850만 회분은 제때 공급될 것”이라며 이달에는 총 2860만 회분이 공급된다고 밝혔지만 일주일 만에 계획을 수정하게 됐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열린 코로나19 대응 보건복지부ㆍ질병관리청 합동브리핑에서 “최근 모더나사에서 백신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 여파로 8월 계획된 공급 물량인 850만 회분의 절반 이하 물량이 공급될 예정임을 우리 측에 알려왔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해 구매 계약을 맺은 코로나19 백신은 총 1억 9200만 회분으로, 이 가운데 백신 공급 불안으로 인해 현재까지 도입한 백신은 3509만 회분에 그친다. 10일부터 31일까지 이달 도입 예정인 백신 물량은 △아스트라제네카ㆍ화이자와 개별 계약한 백신 총 1120만 회분 △코백스퍼실리티(백신 공동 구매 국제기구)를 통해 들어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83만5000회분 △모더나 백신 7월 미도입분 65만8000회분과 8월 공급 물량의 최대치인 425만 회분 등으로 총 1694만 3000회분이다.
정부 계획과 달리 모더나 백신 도입 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면서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의 2차 접종 간격은 각각 3주, 4주에서 모두 6주로 연장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차 접종 간격에 따른 임상시험 결과 자료는 없지만, 화이자의 경우 임상시험을 할 때 3주 간격의 데이터만 활용한 게 아니라 6주 정도 간격을 두고 2차 접종한 데이터가 반영돼 임상시험 효과를 평가했다”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현재 진행 중인 50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1차 예방접종과 18~49세 우선접종자에 대한 1차 접종 및 이날부터 시작하는 18~49세 연령층의 사전예약 및 접종은 일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유동적인 백신 공급 상황에 따라 접종 일정이나 백신 종류는 변경될 수 있다.
여기에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가 개발한 백신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신청도 3분기 한차례 연기된 데 이어 4분기로 또 한차례 연기됐다. 정부는 결국 계획대로 예방접종을 진행하려면 9월 도입 예정인 4200만 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고, 절반 이하로 공급 물량이 축소된 모더나 백신을 9월에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권 장관은 “9월 말까지 70% 국민들에게 1차 접종을 완료하려면 9월 공급 물량이 차질없이 들어와야 한다”라며 “모더나사와 고위급 회담을 직접 하고있고, 정례적으로 실무회의를 운영하는 등 다각적 노력을 통해 9월에 공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백신 수급 불확실성은 현실화했지만 방역당국은 추석 전까지 전 국민의 70%에게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은 변함 없다는 입장이다. 정 청장은 “모더나 백신 8월 공급 일정이 변경되긴 했지만, 9월 말까지 전 국민 70% 1차 접종하는 것과 11월 말까지 2차 접종을 완료하는 목표는 현재로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델타 변이의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감염자 수 폭증으로 부스터샷(3차 접종)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시행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2차 접종 완료자에 대한 항체 형성 여부, 유지 기간 등을 조사한 후 적절한 추가 접종 시기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에 쓸 mRNA 백신 5000만 회분을 도입하기 위해 현재 제조사, 제약사와 계약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 청장은 “4분기에 도입되는 물량(9000만 회분)은 일부 2차 접종이나 추가 접종에 쓰이게 되고, 내년도 3~4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은 확보한 상황이다. 그 이후의 물량과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개량백신 등이 개발이 되는 것에 대비해 추가적인 계약을 위해 현재 계약서 검토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