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내 증시 키워드는 #삼성전자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등이다.
삼성전자가 ‘7만전자’에서 벗어나 ‘8만전자’를 탈환했다.
지난 2분기 역대급 실적 달성에도 반응이 없던 주가는 이재용 부회장의 8ㆍ15 광복절 가석방 심사를 앞두고 들썩이고 있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이며 이 부회장의 가석방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주(2~6일) 5거래일 동안 2.77% 오른 8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10만전자’를 돌파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주가가 정반대 양상을 보였지만, 지난 주만은 사뭇 다른 분위기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시장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투자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을 통해 경영 현장에 복귀하게 되면 삼성전자 입장에선 미뤄둔 대형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공개된 미국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 건설과 관련해 최종 입지와 관련된 윤곽도 이 부회장의 복귀에 발맞춰 베일을 벗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배틀그라운드’ 성공으로 메이저 게임사 반열에 오른 크래프톤이 증시에 입성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이날 증시 개장과 함께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공모가는 49만8000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4조3512억 원으로 게임주 1위 수준이다. 현재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 시총은 지난 9일 기준 18조462억 원이다.
상장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에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가 합치하는 가격으로 시초가가 정해진다.
이 시초가를 기준으로 장중 상하 30%의 가격 제한폭이 적용된다.
크래프톤은 고평가 논란 속에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도 시장 반응이 시원찮았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243.15대 1, 청약 증거금은 5조358억 원에 그쳤다. 심지어 비슷한 시기에 청약을 받은 중소형 공모주들이 크래프톤보다 많은 증거금을 모았다.
특히 크래프톤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이 많은 점도 주가에 변수다.
상장 주식 4889만8070주 중 최대주주 보유분, 기관 의무보유 확약분,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등을 제외한 1909만3426주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다.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44.91%로 다른 대형 공모주보다 낮다. 즉 기관 물량의 절반 이상은 상장 직후 시장에 풀린다.
상장 첫날 시총 11위를 기록한 카카오뱅크가 이틀째에도 급등세를 보이면서 기아와 셀트리온을 연달아 제치며 코스피 시총 9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에 올라섰다.
카카오 3형제(카카오ㆍ카카오뱅크ㆍ카카오게임즈)의 몸집(시가총액)도 109조 원으로 불어나 현대차 3인방(현대자동차ㆍ기아ㆍ현대모비스)를 제쳤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카카오뱅크를 MSCI 신흥국(EM) 지수에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지수 편입으로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기관 자금이 일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카카오뱅크는 전일 대비 8700원(12.46%) 오른 7만8500원에 마감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현주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은 220배로, 은행업 평균보다 크게 높은 상황”이라며 “이를 감안한다면 지수 편입시까지 추격 매수하기 보다는, 차익 실현의 기회를 점차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자회사 카카오뱅크의 주가 급등에 카카오는 1.72% 오른 14만80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0.61% 상승한 8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 3형제의 증시 영향력도 커졌다. 이날 종가 기준 109조원에 달했다. 현대차 3인방 108조원에 앞서는 규모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게임즈 등 카카오 계열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증권사들이 카카오 목표주가를 줄줄이 높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14만2000원→19만2000원), KB증권(13만5000원→17만원) NH투자증권(14만원→19만원), 메리츠증권(18만4000원→19만 원), SK증권(14만 원→17만5000원), 유안타증권(13만5000원→15만 원), KTB투자증권(14만 원→16만 원), 케이프투자증권(11만2000원→18만5000원)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최근 카카오뱅크의 상장 등 자회사들의 본격적인 상장이 시작되면서 카카오 본사에 대한 할인율 적용 우려가 최근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며 “아직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상장할 자회사들이 많고,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확보가 또 다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처럼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 카카오의 전체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