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해라" 재차 요구
사회자,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銅 유애자
여자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유애자 감독관의 일부 질문이 공분을 사고 있다.
유애자 감독관은 김연경 선수에게 "포상금 금액이 얼마인지 아느냐"며 집요하게 묻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지난 9일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9년 만에 4강에 오르고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사회자인 유애자 경기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은 "김연경 선수는 남아달라"며 단체 사진 촬영을 마치고 나가려는 김연경 선수를 불러 세웠다.
유애자 감독관은 홀로 남은 김연경 선수에게 "여자배구가 4강에 올라가면서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된 거 아시죠"라고 물었다. 이에 김연경 선수가 "네"라고 답하자 유 감독관은 "금액도 알고 있냐"며 포상금이 얼마인지 물었다.
답변을 피하던 김연경 선수는 집요한 물음에 "6억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유애자 감독관은 "맞다"며 유애자 감독관은 포상금을 지원한 한국배구연맹 조원태 총재,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 등에게 감사 인사를 요구했다.
이에 김연경 선수는 "많은 포상금을 주셔서 기분이 좋다.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유애자 감독관은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며 질문을 했다. 그는 "여자배구 선수들 활약상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여자 선수들 이름 하나하나 호명하시면서 격려해주셨고 특히 김연경 선수에 대해 따로 또 격려를 해주셨다"며 "그에 대한 답변을 했냐"고 물었다.
이에 김연경 선수는 "제가요? 제가 감히 대통령님한테 뭐..."라며 순간 당황하면서도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니까 앞으로 더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유 감독관은 재차 "오늘 기회가 왔다. 대통령께 인사 말씀 부탁드린다"고 거듭 감사 인사를 요구했다. 이에 김연경 선수는 "했잖아요, 지금"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유 감독관은 “네. 한 번 더”라고 답변을 재촉했다. 결국, 김연경 선수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에 대해 스포츠 선수에게 사회자가 직접 포상금 액수를 묻고,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요구한 것에 대해 누리꾼들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누리꾼들도 "무례하다" "인터뷰 보고 답답하고 불편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귀국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유애자 감독관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 현재는 프로배구 경기에서 경기 감독관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