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발 수요 불안에 원자재값 줄하락...글로벌 경기위축 신호탄?

입력 2021-08-10 16:09수정 2021-08-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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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물론 밀·옥수수·구리 등 가격 일제히 하락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중국 이동제한 조치
공급망에 영향 줄 것이란 우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한 시민이 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우한/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충격을 딛고 글로벌 경제회복을 견인하던 미국과 중국이 암초를 만났다. 델타 변이 확산 여파로 소비와 수요가 다시 꺾이면서 경제 전망도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세계 경기회복 기대감에 고공행진하던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기의 ‘더블딥(일시적 회복 뒤 찾아오는 침체 현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80달러(2.64%) 하락한 배럴당 66.48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는 1.66달러(2.35%) 하락한 배럴당 69.04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WTI와 브렌트유 모두 종가 기준 지난달 1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 WTI의 낙폭은 4%대까지 확대됐고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배럴당 67달러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옥수수, 밀, 대두 등 원자재 가격도 줄줄이 하락했다. 특히 밀 선물 가격은 부셸(BU·곡물량을 세는 단위)당 1.5% 하락한 7.825달러를 기록했다. 밀 가격은 지난주만 해도 미국 팜 벨트(중서부 농업지역) 가뭄 여파로 가격 상승 압력을 받았다. 돈육 가격도 이날 하락세를 보였고, 구리와 금 선물 가격 모두 1%대 낙폭을 기록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 가격 최근 한달간 추이. 9일 종가 배럴당 66.48달러. 출처 마켓워치

주요 상품 가격의 하락 배경에는 전 세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상황이 심상치 않다.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0만8000명대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0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43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 발표한 125명보다 늘어난 것이다. 중국이 공식 발표한 신규 확진자 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낮지만, 델타 변이 확산으로 중국의 이른바 ‘코로나19 제로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강력한 봉쇄조치로 코로나19를 조기에 차단해 견고한 경제성장을 기록했으나 최근 중국 전역에 걸쳐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경기 둔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전날 발표된 중국의 수출입 성적표가 시장 전망치를 밑돌면서 우려를 부채질했다. 7월 중국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3% 늘어난 2826억6000만 달러(약 324조69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0.8%를 밑도는 수치다. 전월(32.2%) 증가 폭에도 한참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수입은 28.1% 늘어난 2260억7000만 달러로 예상치인 33.0%를 하회했으며 전월의 36.7%도 밑돌았다. 이를 반영하듯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6%에서 8.3%로 하향했고, 모건스탠리도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7%에서 8.2%로 내렸다.

중국의 이동제한으로 또다시 공급망이 위축되는 등 글로벌 경제에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장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정책 당국이 딜레마에 빠졌다”면서 “중국의 이동제한 등 봉쇄 강화 조치는 공급망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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