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양산 한 달 앞으로…남은 과제는?

입력 2021-08-11 14:41수정 2021-08-1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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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M이 생산할 경형 SUV, 시장 공략 성공해야…'온라인 판매' 둘러싼 기존 노조 반발도 변수

▲지난 4월 광주글로벌모터스 '상생의 일터 무재해 성공양산' 출범식에서 임직원들이 표지석 제막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GGM)

‘광주형 일자리’ 사업으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한 달 뒤 완성차 생산을 시작한다. 법인 설립 2년 만에 공장을 가동하게 됐지만, 신차의 성공적인 판매와 노사 간 지속 가능한 상생이 향후 GGM의 안정적인 경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GGM은 차체, 도장, 조립공장의 시험생산을 거쳐 9월 15일부터 완성차 양산을 시작한다.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GGM은 현대자동차가 위탁한 경형 SUV(프로젝트명 AX1)를 올해 연말까지 1만2000대 생산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연 7만 대 생산을 목표로 잡았다.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위해 GGM은 현재 시험 차량을 생산해 품질을 확인하는 절차를 반복하고 있다.

GGM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수행할 전국 최초의 노사 상생형 기업이다. 광주광역시가 운영을 맡고, 현대차가 위탁한 물량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동종 업계 절반 수준의 임금을 받는 대신, 완성차 공장을 새로 지어 일자리를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일자리가 절실한 지역사회와 ‘고임금 저생산성’ 구조 개선이 필요한 완성차 업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광주시는 현대차와 △주 44시간 근무 △평균 초임 연봉 3500만 원 △35만대 생산까지 상생협의회 결정사항 유지(임금 유지) △투명경영ㆍ상생경영 등의 고용 내용을 담은 협약을 맺고 투자를 받아 2019년 9월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현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될 만큼, 큰 관심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년 전 투자 협약식과 올해 4월 열린 준공식에 직접 참석할 정도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4월 29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에서 열린 준공 기념행사에 참석해 근로자와 대화 후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법인 설립 2년 만에 양산 준비를 마쳤지만, 업계에서는 GGM이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 지켜봐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차의 성공 가능성이 대표적인 변수다. GGM이 생산할 AX1은 1000㏄급 엔진을 얹은 경형 SUV다. 현대차가 생산 중인 소형 SUV ‘베뉴’보다 한 단계 작은 차급으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모습의 경차다.

문제는 국내 경차 판매량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차 판매량은 9만6231대에 그치며 10년 만에 판매량이 반 토막 났다.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연비, 정부의 세제 혜택으로 경차는 2012년 20만대 이상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대형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자리 잡으며 판매량이 꾸준히 줄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AX1의 성공 가능성을 놓고 엇갈린 전망을 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기존까지는 경차 제품군이 한정적이라 시장 규모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라며 “SUV를 원하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 AX1이 세련된 디자인과 실내공간을 갖추고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신차 효과를 누리면서 초기에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할 순 있겠지만, 세단이나 중형 SUV를 선호하던 고객층을 끌어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며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밝힌 관계자도 있다.

AX1의 판매 실적은 GGM의 앞날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계획한 수량만큼의 판매에 성공해야 위탁 물량 확보를 이어갈 수 있고, GGM의 수익으로도 연결될 수 있어서다.

▲현대차가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 위탁 생산할 경형 SUV 'AX1'. (이투데이DB)

노사 상생의 지속 가능성도 중요한 변수다. GGM은 애초에 상생을 전제로 만들어진 일자리인 만큼, 노사 이견이 지속하면 사업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기존 노조와의 갈등이 위험 요소로 거론된다. 한국노총은 GGM 설립 초기부터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현대차 노조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은 사업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자체가 노동 3권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고,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가져온다는 이유에서다.

▲2019년 3월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광주형 일자리 철회'와 '대우조선 매각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특히, 현대차가 최근 AX1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현대차 판매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향후 새로운 갈등의 뇌관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AX1에 한정해 온라인 직접 판매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대차 노조 판매위원회는 “사 측이 인터넷 판매방식을 도입하려는 의도는 향후 판매방식을 인터넷 판매와 홈쇼핑 등 비대면으로 전환해 영업노동을 배제하려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GGM 측은 일단 완벽한 품질의 완성차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박광태 GGM 대표이사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자동차 양산을 앞두고 있어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전력을 다해 소비자가 깜짝 놀랄만한 무결점 자동차를 만들어 내겠다”라며 “위탁 생산 공장의 생명은 상생과 최고 품질에 있는 만큼, 역량을 모아 최고 품질과 상생을 실현해 최고의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라고 밝혔다.

▲전국 최초의 지역 상생형 일자리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9월 15일부터 완성차 양산을 시작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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