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지도자 포기 후 국외 탈출…국익 없는 곳에서 싸우지 않겠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나는 20년이 흐른 뒤에도 미군 철수에 적절한 시기가 없다는 것을 뼈아픈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며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나의 결정을 분명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프간에서의 미국의 미션은 국가 재건이 아닌 테러 대응이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은 아프간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의해 함락된 이후 처음 나온 것이다. 최근 세간에서는 미군 철수 결정과 관련해 탈레반이 수도인 카불을 장악하는 등 아프간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함락이 예상보다 빨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와 관련해 국가를 탈출한 아프간 정부 지도부와 탈레반과 적극적으로 싸우지 않았던 군을 비판했다.
그는 “사태가 예상 밖으로 급격히 진전됐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아프간의 정치 지도자들은 포기하고 국외로 탈출했다. 아프간군도 포기하고 때론 싸우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정부가 포기한 전쟁에 미군이 싸워 목숨을 잃게 해서는 안 된다”며 “자국의 국익이 부재한 지역에서 머무르며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수일 동안 아프간 내 미국인들을 대비시키고 동맹 및 조력자들의 안전한 탈출을 돕겠다고 밝혔다. 아프간 국민에 대한 지원도 계속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탈레반을 향해서는 “미국의 아프간 철수 작전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지 않는다면, 파괴적 무력 등 신속한 대응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