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다른 경쟁사에 비해 반도체 부족 문제에서 선방해와
동남아 델타 변이 확산 등 영향
세계 1위 자동차기업 도요타가 반도체 부족으로 내달 생산량을 당초 목표 물량에서 40%가량 줄일 계획이라고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사 주가는 4% 넘게 급락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달 9월 글로벌 생산량 목표를 90만 대 정도로 설정했으나 반도체 공급 문제 등을 이유로 50만 대로 조정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에서 회복하기 시작한 작년 9월 실적(84만 대)을 훨씬 밑도는 것이다.
도요타가 생산량 목표를 대폭 낮춰 잡은 것은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부품 조달이 어려워진 현실을 반영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도요타는 논평을 거부했다.
이달 초 도요타는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회계연도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경쟁업체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생산을 줄이는 와중에 도요타는 폭넓게 확보한 공급망을 활용해 꾸준히 생산하는 등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도요타는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반도체 공급이 끊겼던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 반도체 등 핵심 부품 재고를 기존 1개월에서 4개월분으로 크게 늘렸다.
하지만 동남아 지역에서의 델타 변이 확산이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 도요타는 태국에 대규모 제조 공장을 두고 있는데, 최근 이 지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도요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부품 부족이 심각해지자 태국 생산 중단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태국 공장은 연간 76만 대를 생산하고 있다.
앞서 도요타는 올 7월 하순부터 8월 초 사이에도 부품 공장이 있는 베트남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탓에 아이치현 소재 일부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8월 초에는 반도체 부족으로 다카오카 공장의 일부 생산 라인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도요타는 당장 내달 초부터 수 주간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있는 다카오카 등 주력 공장의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북미, 중국, 유럽 공장에서도 애초 예정했던 것에서 수만 대의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