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터키 등과 난민협정 체결하려 하나 전망 불확실
EU 각국은 자신들을 도운 아프간인들을 도울 방법을 고심하고 있지만, 2015년 난민 위기 악몽에 아프간 난민을 대량 수용하는 것은 꺼리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에 따르면 이미 200만여 명의 사람이 아프간을 탈출했으며 수십만 명이 뒤따를 수 있다. 엄격한 국경 통제에도 많은 사람이 터키 국경을 넘었다.
윌바 요한손 EU 이주·망명 담당 집행위원은 전날 “우리는 아프간에서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버릴 수 없다”며 “EU 직원과 시민, EU에 협력한 현지 인력을 피난시키는 것은 즉각적인 우선순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난민 위기를 경험한 EU의 전반적인 메시지는 다르다고 FT는 전했다. 호세프 보렐 EU 집행위원회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탈레반 장악으로 아프간에서 벌어진 정치 상황이 유럽으로 향하는 대규모 철새 이동으로 연결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15~16년 난민 위기 당시 EU에 몰려든 난민은 130만 명으로 사상 최대였다고 FT는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6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불법 이민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하고 조직적이며 단합적인 대응책을 지체 없이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이 아프간 난민 1만 명을 해외로 탈출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스페인은 EU 회원국에 협조한 아프간인 약 400명을 수용한 임시 난민 대피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여전히 아프간 난민 수용 계획 대부분은 여전히 모호하다. EU는 아니지만, 영국은 2만 명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올해는 5000명만 수용할 방침이다. 다른 1만5000명의 난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의문이라고 FT는 꼬집었다.
EU는 난민들이 유럽으로 향할 때 거쳐 갈 파키스탄과 터키, 이란 등 경유국들과 난민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들 국가가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이는 대신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터키, 이란과 EU의 관계는 안 좋아서 이럴 가능성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FT는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