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 9일연속 매도, 순매도규모만 8조3000억 육박..당국개입 중과부적
당국개입·델타변이·잭슨홀미팅·금통위 주목 속 월말 1200원 타진할 듯, 하단은 1160원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장중엔 118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중국이 대출금리를 16개월째 동결한데다, 중국증시가 장초반부터 1% 넘게 급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앞서 중국은 대출우대금리를 1년물 3.85%, 5년물 4.65%로 동결했다. 상해종합지수가 1% 넘게 떨어지는 등 아시아증시가 모두 부진했다.
국내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3060선을 턱걸이하면서 5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스닥도 이틀연속 2%대 하락을 기록하며 3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외국인 주식매도도 계속됐다. 특히 코스피시장에서는 9거래일연속 순매도를 보였고, 같은기간 순매도규모도 8조3000억원에 육박했다.
수급적으로는 외국계은행 커스터디 물량과 함께 삼성전자 배당금 역송금 물량이 쏟아졌다. 외환당국 개입에 1180원을 방어한 느낌이나 전반적으로는 중과부적이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가 1180원선에서 막히긴 했으나 추가 상승 여지가 높다고 전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분위기를 바꿀만한 재료가 없다고 평가했다. 원·달러 역시 이달말까지 1200원을 시도할 수 있다고 봤다. 하단은 1160원 내지 1165원을 예상했다. 월말로 접어들면서 네고물량이 나올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국개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변이 추이, 잭슨홀미팅,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 등을 주목하면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4원(0.29%) 오른 1179.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9월14일(1183.5원) 이후 11개월만에 최고치다. 장중엔 1181.1원까지 치솟아 작년 9월16일 장중 기록한 1181.5원 이래 가장 높았다.
1176.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오전장중 1171.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9.6원으로 19일(11.8원) 변동폭에 육박했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76.7/1177.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1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 조기 테이퍼링 이슈와 외국인의 주식 매도, 삼성전자 배당금 역송금, 장외매수가 이어지며 원·달러가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런 추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 월말까지 원·달러는 1193원까지도 오를 수 있겠다. 하단은 1165원으로 본다”며 “다음주 금통위도 변동성을 줄 것 같다. 외환당국 움직임이나 코멘트도 지켜보면서 대응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장초반 위험심리가 살아나는 듯 했으나 이내 돌아섰다. 코스피가 계속 하락한데다, 델타바이러스에 봉쇄위험과 국제정세 불안 등으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많이 빠졌다. 역외에서 매수도 많았다”며 “당국 개입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달러 매수가 워낙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가 일단 1180원대에서 막히긴 했지만 오르는 것을 막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주식시장에서 반전이 있어야 분위기가 바뀔수 있다고 보는데 당장 되돌릴만한 재료가 없다”며 “월말까지 원·달러는 1200원을 볼수도 있겠다. 하단은 1160원을 예상한다. 월말 네고와 당국 개입, 중국과 호주 등 델타변이 리스크, 잭슨홀 미팅, 금통위 등도 지켜봐야할 변수”라고 진단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11엔(0.10%) 하락한 109.65엔을, 유로·달러는 0.0004달러(0.03%) 상승한 1.1681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62위안(0.09%) 오른 6.5059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7.32포인트(1.20%) 급락한 3060.51을 기록해 3월29일(3036.04)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코스닥은 23.25포인트(2.35%) 추락한 967.90으로 5월26일(966.06) 이후 가장 낮았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581억1700만원어치를 순매도해 9거래일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5월11일부터 24일까지 기록한 9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3개월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같은기간 외국인 순매도규모는 8조2583억6600만원어치에 달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42.26포인트(1.22%) 급락한 3423.30을, 홍콩 항셍지수는 422.96포인트(1.67%) 떨어진 2만4893.37을,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267.92(0.98%) 내린 2만7013.25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