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정상화와 빚투]② 경기 회복 고점 우려…과도한 레버리지투자 주의해야

입력 2021-08-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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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금리정상화가 임박한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자산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손실 위험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50%에서 0.75%로 0.25%p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는 수준으로 강력하게 시사한 데 따른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50%를 넘어서고 지난달 수출액이 554억 달러를 기록해 월 기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경기 회복이 가시화했다는 점도 금리인상 배경으로 꼽힌다.

기업들이 줄줄이 호실적을 발표했다는 점도 경기 회복에 설득력을 더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결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87사의 상반기 매출액 총합은 1080조58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919조9550억 원 대비 160조6285억 원(17.4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1조319억 원으로 118.86% 증가했고 순이익은 85조1344억 원으로 245.50% 급증했다.

다만 경기 회복세가 고점에 달했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들어 수출액이 5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경기 회복세가 도드라졌지만 지난달이 고점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광공업 생산, 소매 판매액 등 경제지표는 지난달과 이달 상승에서 둔화 국면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8월 금리 인상설과 함께 10월 금리인상설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코스피 지수가 1400을 밑돌았다가 다시 3000대로 반등하는 과정에서 펀더멘탈과 무관하게 금융자산 가격 상승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확대가 최고조에 이른 셈이다. 실제 개인투자자 중 처음으로 주식 거래를 시작하는 신규 투자자 비중은 2019년 9.3%에서 지난해 32.8%로 급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 시장에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주가 지수는 경기를 선행하는 만큼, 고점을 지나 하락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코스피는 지난 달 초 33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4개월여 만에 7.4%가량 내려 3100선을 하회했다. 코스닥도 지난 9일 연중 고점인 1060을 기록한 후 8.7%가량 내린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와 달러 강세에 따른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이탈을 배경으로 꼽았다. 국내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이어지며 기존 유통 주식에 대한 수급 기반이 더 취약해진 영향도 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조정세를 겪은 이후 미 연준의 테이퍼링이 연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들이 나오자 투자심리가 시장 전반으로 위축되며 가파른 조정세가 지속했다”며 “특히 지난 주에는 이전에 급락세가 연출됐던 반도체 업종 이외에 조선, 철강, 건설 업종을 필두로 증시 전반적으로 매물이 출회하며 패닉 셀링이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안정을 위한 규제 강화로 인해 ‘대출 막차’를 타려는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출 수요의 ‘풍선효과’가 확산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당국은 전 금융권으로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실수요자와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신용융자 잔고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추가 자금을 구하기 힘든 개인 투자자들은 보유 주식을 매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리정상화가 입박한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자산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손실 위험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및 기업 펀데먼탈이 악화했다고 볼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지금 반전의 계기를 찾기 어려워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허 연구원은 “8월 들어 거래소와 코스닥 양시장에서 신용융자 잔고는 늘어난 반면 시가총액은 감소했다”며 “신용융자 비율 상승 자체가 위험 신호는 아니지만, 주가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높은 신용잔고 비율은 주가 하락 폭을 확대하는 변동성 확대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금리 정상화에 대비해 시중 유동성에 의존한 과도한 자산가격 상승기대보다는 펀더멘탈에 기초한 투자 중심으로 위험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저금리에 의존해 과도한 레버리지를 도모했던 소비자라면 투자위험관리와 이자 부담 확대에 따른 부채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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