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개편, 정부가 직접 나선다…생산비 연동 원유가격 체계 개편 추진

입력 2021-08-2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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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산업발전위원회' 구성, 25일 첫 회의…올해 안에 낙농산업 발전방안 마련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낙농 산업 발전위원회 운영계획'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정부가 낙농산업의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방안 마련에 나선다. 특히 우윳값 인상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생산비 연동 가격 체계도 개편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5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낙농산업의 중장기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낙농산업 발전위원회' 1차 회의를 개최한다.

현재 원유 가격은 정부, 소비자, 낙농업계 등이 참여하는 낙농진흥회에서 생산비 연동제를 적용해 결정한다. 생산비가 오르면 가격이 따라 오르는 구조다.

생산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시장에서 수요과 공급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원유가격이 오르면 우유를 비롯해 과자와 빵, 커피 등의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원유 생산량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원유 생산량은 208만9000톤으로 2001년보다 25만 톤이 감소했다.

반면 유제품 소비는 증가했다. 지난해 유제품 소비량은 447만 톤으로 2001년 대비 142만4000톤이 늘었다. 생산은 줄어들고 소비는 늘어나면서 수입량은 20년 사이 약 272%가 증가했다. 원유 자급률은 2001년 77.3%에서 지난해 절반 이하 수준인 48.1%로 떨어졌다.

자급률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국내 원유가격 상승이다. 김인중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현재의 생산비 연동제로 결정되는 원유 가격은 시장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원유 가격이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결정돼 수요와 공급이 괴리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국내 원유 가격은 72.2% 올랐지만, 유럽과 미국의 인상률은 각각 19.6%, 11.8%에 그쳤다. 뉴질랜드의 경우 2010년부터 10년간 원유 가격이 4.1% 하락했다. 가격이 오르면서 국제 경쟁력이 저하되고, 소비 감소, 수입산 소비 증가로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1년간 진흥회 논의를 통해 원유 가격 결정체계 등 제도 개선을 추진했지만, 논의에 진전이 없었다. 진흥회는 이달부터 원유 가격을 ℓ당 947원으로 21원 인상하기로 한 상태다. 정부는 원유 가격 인상 유예를 요청했지만, 낙농업계가 인상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진흥회를 통한 제도 개선이 어려운 것은 생산자(낙농업계 등)가 반대할 경우 이사회 개회가 불가능해 논의 자체를 이어갈 수 없는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 구조도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정부가 주도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이다.

김 실장은 "우윳값과 관련된 협의 과정에서 갈등과 충돌이 보여지긴 했지만 우윳값은 낙농산업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낙농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를 생산자에게 전달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발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위원회는 박영범 농식품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 소비자, 생산자,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과 제도 개선 실무 추진단도 운영된다.

농식품부는 위원회를 통해 전문가 연구용역 등을 거쳐 원유 가격 결정체계 개편을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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