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임차인' 윤희숙 "책임지는 방법은 사퇴뿐"…이준석은 눈물로 만류

입력 2021-08-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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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만류에도 사퇴…尹 "생각했던 정치"
대선 주자들도 안타까워하며 "재고해달라"
일각에선 비판도…"속 보이는 쇼로 국민 기만"
권익위 지적받은 나머지 24명, 부담 생길 듯

▲25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부동산 관련 불법 의혹이 제기된 윤희숙 의원의 의원직 및 대선후보 사퇴 기자회견장을 찾은 이준석 대표가 윤 의원의 손을 잡고 사퇴 의사 철회를 요청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나는 임차인이다’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대선 주자들은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다시 생각해달라고 요청했다. 당내에선 윤 의원이 어려운 결단을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속 보이는 쇼’라며 윤 의원의 의중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의원은 2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국민 앞에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저를 성원해주신 당원에게 보답하는 길”이라며 “국회의원직을 다시 서초구 지역주민들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대권 도전에 대해서도 “이 시간부로 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겠다”고 얘기했다.

윤 의원이 본인 문제도 아니고 충분히 해명했음에도 사퇴를 결정한 이유는 본인의 소신 때문이다. 그는 “정치인에게 도덕성 기준이 높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비록 저 자신의 문제는 아니지만 좋은 정치를 시작하는 마음을 이렇게 담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여기에 본인이 ‘나는 임차인이다’ 발언을 하며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선두에 섰던 만큼 책임지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의 이런 결정에 지도부와 대선 주자들은 만류에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눈물까지 보이며 재고를 권했다. 윤석열·유승민·원희룡 대선 예비후보도 윤 의원의 사퇴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윤 의원의 책임지는 모습에 칭찬도 쏟아졌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권력을 가지려고 하는 것보다 내려놓을 줄 아는 게 정말 멋있는 모습”이라며 “윤 의원의 이런 결단에 놀랐다”고 얘기했다.

윤 의원의 이번 결단으로 국민권익위원회의 지적을 받은 나머지 24명의 여야 의원들은 정치적 부담이 생길 전망이다. 앞서 의혹이 불거졌던 민주당 의원들은 의혹을 정면 반박했고, 야당 의원들도 해명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이라면 이렇게 책임지고 자신의 행위에 대해 성찰하고 표현하고 물러설 수도 있어야 하는 걸 배워야 한다”며 “유권자들한테 ‘윤희숙’이라는 존재를 전파하는 효과도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속 보이는 사퇴 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김영배 최고위원도 “임차인이라고 큰소리치던 윤희숙은 어디로 가고 경자유전 원칙을 어긴 탐욕스런 집안의 딸만 있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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