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해상노조, 집단사표 일단 보류…육상노조와 공동 대응키로

입력 2021-08-2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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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9월 1일 추가 교섭 예고…사 측, 추가 안 제시 위해 채권단 설득할 듯

▲HMM 해원연합노동조합이 집단사직과 쟁의행위를 예고한 25일 서울 종로구 HMM 본사 로비 모습. (연합뉴스)

HMM 해원연합노조(해상노조)가 집단 사직서 제출을 보류했다. 사무직으로 구성된 육상노조의 파업 찬반투표를 기다리며 사 측과 추가 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25일 HMM 해상노조는 단체 사표 제출을 잠정 유보한다고 밝혔다. 해상노조는 23일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한 뒤 조합원에게 사직서와 교대신청서를 받아왔다. 지금까지 조합원 317명, 선박 39척의 서류를 받았다. 휴가자 120명과 조합원이 없는 선박을 제외하면 전 조합원과 선박이 사직서를 냈다. 현재 HMM 해상 직원이 승선 중인 선박은 총 48척이고, 이 가운데 조합원이 승선하고 있는 선박은 43척이다.

해상노조는 이날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일단 육상노조의 투표 결과를 기다리며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두 노조는 전날 함께 공동투쟁위원회를 출범한 바 있다. 육상노조는 30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31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해상노조는 이날 밝힌 입장문에서 “육상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따라 공동대응 차원에서 사직서 제출 여부를 추후 결정하게 됐다”라며 “그런데도 현재 승선 생활이 너무 힘들고 일이 많아 일부 조합원은 사 측에 사직서를 개별 제출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상직원들은 땅 한 번 밟지 못하고 바다 위에서 10개월 이상 지내느라 경조사도 챙기지 못했다”라며 “계속해서 노예취급을 받는다면 현재 남아있는 HMM 해상직원 약 440명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회사를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HMM 해원연합노동조합이 집단사직과 쟁의행위를 예고한 25일 서울 종로구 HMM 본사 로비에서 노조원들이 천막 설치 투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사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배재훈 HMM 사장과 김진만 육상노조 위원장, 전정근 해상노조 위원장은 전날 오후 서울 종로구 HMM 본사에서 교섭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사 측은 파업에 따른 영업손실이 68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노조를 설득했지만, △임금 8% 인상 △격려금 300% △연말 결산 이후 장려금 200% 지급을 담은 최종 제시안은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는 내달 1일 다시 만나 교섭을 이어간다.

노조는 최대 8년간 임금을 동결했고, HMM이 올해 1조 원 이상의 분기 영업익을 거둔 만큼 임금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주일 뒤 예정된 차기 교섭까지 사 측이 진전된 협상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 측은 노조는 물론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도 설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공적자금이 투입돼 채권단 관리를 받는 회사에 과도한 임금 인상은 부적절하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해운업계는 HMM 노사의 원만한 해결을 촉구했다.

한국해운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HMM 임금협상이 원만하게 합의되지 못해 해원노조 파업이 현실화하면 국내 유일한 원양 컨테이너 선사의 선박 운항이 중단돼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노사가 상생 협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금융권도 HMM 임금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져 한진해운 사태와 같은 물류대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깊은 배려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HMM 자카르타(Jakarta)호’가 부산항 신항 HPNT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제공=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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