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의 한 식당 앞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진 신생아를 도우려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육아 커뮤니티 ‘맘스홀릭 베이비’, ‘맘이베베’, ‘논산맘 정보통’ 등에는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신생아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글이 줄이어 올라오고 있다.
지난 21일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구조된 갓난아기가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아 지자체나 복지단체에서 아기용품을 지원받기가 어렵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아기의 안타까운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글 게시자는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아기가) 병원에서 치료 중인데 아기용품이 필요하다고 한다. 당장 분유나 기저귀도 없다고 한다”면서 “(저는) 분유 한 통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생아가 먹고 있는 분유 제품명과 현재 치료를 받는 병원 주소를 공유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동참 인증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육아 커뮤니티 회원은 “집에 TV가 없어서 뉴스를 못 보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분유를 보냈다”고 전했다.
다른 회원은 “분유랑 기저귀는 병원에서 처리하기 어려울 만큼 들어올 수도 있다. 차라리 기부금 형식으로 받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충북대병원은 “현재 아기가 치료 중이라 시중 분유를 먹일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기저귀도 많이 확보된 상태라 물품 대신 아기의 치료비나 퇴원 후 사용할 수 있는 생활비 등 기금을 받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통해 후원계좌를 개설할 방침을 밝혔다.
앞서 이달 21일 오전 3시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식당 앞에 놓인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갓 태어난 아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쓰레기통 안에서 울음소리가 들리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시민에 의해 극적으로 발견됐다.
당시 신생아의 오른쪽 어깨에 상처가 있었고, 상처 일부는 덥고 습한 날씨에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또 태어난 뒤 미처 제거하지 못한 탯줄이 엉킨 채 말라붙어 있었으며, 온몸에는 구더기가 붙어 있었다.
신고를 받은 출동한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범인을 특정했다. 유기범은 다름 아닌 아이의 친모였다.
친모는 지난 18일 오전 8시경 아이를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발견 시점으로 미뤄볼 때 아이는 최소 67시간 동안 음식물 쓰레기통 안에서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친모는 영아살해미수 혐의로 23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친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