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러시아 AI 단행본 이후 국내 최초 AI 장편 소설
"문학적 평가는 독자의 몫"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 작가가 쓴 장편 소설이 정식으로 나왔다.
파람북 출판사는 25일 AI 소설가 비람풍이 쓴 소설 ‘지금부터의 세계’를 출판했다. AI 스타트업 ‘다품다’가 자연어 처리 스타트업 ‘나매쓰’와 협업을 통해 개발한 AI 소설가 비람풍을 이용, 김태연 소설감독의 기획과 연출을 통해 쓴 장편 소설이다.
2008년 러시아에서 최초로 AI가 쓴 단행본 소설이 나온 바 있지만, 국내에서 AI를 통해 소설을 창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독을 맡은 김태연 작가는 ‘폐쇄병동’, ‘그림같은 시절’, ‘기형도를 잃고 나는 쓰네’ 등을 쓴 소설가다.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한 공학도이기도 하다.
AI 비람풍은 동서양의 문학 1000여 권을 학습시킨 뒤, 주제와 소재 캐릭터를 설정해주면 딥러닝 기반으로 문장을 써내려갔다고 한다.
AI 소설가의 필명 비람풍은 우주 성립의 최초와 최후에 부는 거대한 폭풍이라는 뜻으로, 문학사에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불러일으킨다는 취지로 작명됐다.
‘지금부터의 세계’는 수학자를 비롯한 다섯 명의 주인공이 수학을 매개로 존재의 비밀을 탐구하는 내용이다.
AI 개발과 소설 제작 과정에 참여한 김 작가는 출간 간담회에서 “문학적 평가는 독자의 몫이겠지만 한국 소설의 폭을 조금 더 넓혀보고 싶었다”고 제작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