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은 26일 친환경차 시장의 ‘그린 갭(green gap)’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린 갭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개인의 선택이 실제로 기후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소비자들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윤리적 당위성만으로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전기차를 경험하면 긍정적 인식을 높일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지난해 2월 유럽의 대표 리스사인 식스트리싱(현 얼라인)을 인수하고 유럽 시장에서 본격적인 전기차 리스 사업에 나섰다. 리스를 이용하면 매월 일정 비용을 내고 정해진 기간동안 차량을 이용해볼 수 있기 때문에 차량을 구매해야 한다는 부담이 적어 소비자의 경험을 향상시키기엔 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모빌리티 시장이 ‘소유에서 이용(MaaS)’으로 패러다임이 진화하며 일종의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그램’화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결정이었다.
아울러 현대캐피탈은 같은 맥락에서 전기차를 활용한 ‘구독서비스(subscription)’도 내놓았다. 구독서비스는 대표적인 리스 상품 가운데 하나로, 월정액을 내면 기간에 따라 다양한 차량을 선택해 이용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자동차 업체들간 전기차 경쟁이 심한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의 전기차에 대한 고객의 경험을 늘리기 위해 구독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것이다.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은 전기차 구독 서비스 ‘모션’ 서비스를 통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등 10종이 넘는 친환경차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영국과 스페인에서만 운영 중이지만 향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폭스바겐과 벤츠 등 유럽 자동차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구독과 리스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현대캐피탈을 시작으로 전기차 이용 프로그램의 시장이 열렸다. 전기차의 스펙트럼이 세단에서 SUV까지 다양화하고 전기차 값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까지 구독으로 돌려 전기차 가격을 낮추려는 시도가 시작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 전기차 서비스들이 늘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같은 노력으로 전기차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30년에는 전기차가 약 2300만 대 수준으로 늘어나 전체 차량의 12%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도로 위 풍경이 펼쳐질 10년 뒤의 미래에 기대가 생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