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K, 올 들어 아프간서 수십 차례 공격
UN "1만 명, 아프간으로 들어와...간부 수도 늘어"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밤 아프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애비 게이트와 인근 바론호텔에서 잇달아 발생한 두 건의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다쳤다. 아프간인은 최소 60명이 사망하고 140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카불 공항 게이트에는 수천 명의 아프간인들이 공항에 진입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 앞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테러 위협이 임박했다며 경고에 나섰지만 피해를 막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1년 이후 아프간 미군에 치명적인 날이자 철수를 불과 5일 남겨두고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2011년 탈레반 공격으로 미군의 치누크 헬리콥터가 피격돼 31명 미국인과 7명의 아프간인이 사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이 연합군과 함께 아프간에 주둔한 지 20년래 최악의 피해 중 하나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번 테러 사건을 분석하고 있다면서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IS-K 소행이라고 추정했다. 공격 이후 IS도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번 자살폭탄 테러를 두고 20년에 걸친 미군과 연합군의 아프간 테러리즘과의 전쟁이 ‘현재진행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합군이 알카에다와 IS 조직원 및 지도자를 공격해 영토 장악을 막았지만 이들 조직이 더 분산된 형태로 진화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공격이 대량 살상을 노리는 테러조직의 파괴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작년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탈레반이 미군 철수에 합의하면서 “아프간은 더 이상 미국과 동맹에 대한 테러 근거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 탈레반의 약속도 지켜지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탈레반이 아프간 영토 대부분을 장악한 상태이지만 IS-K는 올 들어 민간인, 공무원, 탈레반을 상대로 수십 건의 소규모 공격을 계속해왔다. IS-K는 파키스탄 탈레반 조직원들에 반감을 품고 6년 전 창설됐다.
세력도 늘고 있다. 유엔은 6월 보고서를 통해 미군 철수를 앞두고 중앙아시아, 러시아, 파키스탄, 중국 서부에서 아프간으로 들어온 테러단체 조직원들이 최대 1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부분은 탈레반, 알카에다와 연관돼 있고 IS-K와의 관련성도 크다.
유엔은 IS-K 지도자 규모가 2016년 최대치에서 미군의 공격 이후 1500~2000명으로 줄었지만 아프간 교도소 탈출 이후 수가 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작년 6월 샤하브 알무하지르가 IS-K의 새 지도자로 부임한 이후 탈레반 이탈 조직원들과 다른 단체 구성원들을 포섭해 세력을 늘리고 있다.
이슬람 급진주의 전문가 하산 아부 하니에는 “이라크, 시리아, 아시아, 아프리카에서의 IS 위협이 더 커진 게 분명”하다면서 “IS가 더 넓게 퍼졌고 젊은층을 더 많이 포섭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동맹국이 IS 주요 근거지를 공격하면서 다른 나라로 퍼저 나갔다는 것이다.
탈레반은 IS와 적대적인 관계다. 두 조직은 특히 아프간 동부 지역을 두고 세력 다툼을 벌여왔다. 최근 IS는 탈레반의 아프간 정권 장악을 비난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IS-K의 자살폭탄 테러 공격에 대해 “미군 통제 지역에서 테러가 발생했다”면서 “민간인을 겨냥한 카불 공항 테러를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어 “IS는 더 이상 아프간에 존재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