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애슐리퀸즈 신촌점. 인근 대학생, 젊은이들은 물론 가족 단위 고객의 입맛을 다양하게 사로잡던 이 매장은 합리적인 가격대, 풍부한 메뉴 구성으로 10여 년째 고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최근 찾은 애슐리퀸즈는 공사로 먼지가 가득했다. ‘접근금지’ 팻말을 걸어놓은 채 분주하게 식기, 철판 등을 나르던 현장 작업자는 “현재 철거 중이다”라면서 “폐점인지, 리모델링인지는 모르겠다”라고 했다.
반경 1㎞ 인근에 새로 문을 연 딜리버리전문 매장 ‘애슐리투고 신촌PEER’(이하 애슐리투고)점에서는 밀려드는 주문에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매장에서 대기 중이던 한 고객은 “어제 배달 플랫폼으로 일찍 주문했는데 결국 주문 취소됐다. 주문량이 많았던 모양”이라면서 “오늘은 겨우 주문에 성공했다”라고 말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애슐리 신촌점의 경우 임시휴업을 하다 최근 거리두기 정책이 강화되면서 지난달 1일부터 다시 임시폐점을 했다”라면서 “애슐리투고의 경우 고객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는 있다”라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랜드이츠의 외식 브랜드 ‘애슐리’가 생존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강도 높은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최근 4년 만에 재탄생시킨 배달 및 픽업 전문 브랜드 ‘애슐리투고’가 그 일환이다. 기존 매장에서 진행하던 딜리버리 서비스 외에 투고서비스 특화 매장을 재단장해 오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이츠는 딜리버리 및 픽업 특화매장 ‘애슐리투고’ 1호점을 서울 신촌 인근에 지난달 25일 새로 선보였다. 애슐리투고는 과거 이랜드이츠가 2011년 선보인 배달 및 테이크아웃 전문매장이다. 하지만 당시 애슐리 프리미엄 브랜드인 ‘애슐리 퀸즈’를 강화하면서 투고 매장도 점진적 폐지 수순을 밟았고, 2017년 전 매장이 완전히 폐점됐다.
애슐리투고가 4년 만에 새롭게 부활한 건 코로나 팬데믹 타격을 줄이기 위한 배달 강화의 일환이다. 실제로 애슐리는 2019년 하반기부터 일부 매장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했던 배달 파일럿 매장을 지난해 43개에서 올해 60개로 확대하며 홈뷔페 등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성장세도 좋다. 월평균 매출 신장세만 10%를 웃도는 데 힘입어 올해 이랜드이츠가 바라보는 애슐리 딜리버리 매출 규모는 150억 원이다.
이랜드의 '신촌 PEER 이랜드 청년주택'에 애슐리투고가 입점한 점도 핵심 포인트다. 배달 수요, 온라인 주문거래 비중이 높은 청년 밀레니얼세대를 겨냥하겠다는 포석이다. 가격대도 대부분 1만 원 이하(단품 기준)로 저렴한 편에 속한다. 실제로 같은 건물 바로 이웃에 MZ세대를 겨냥한 밀키트 브랜드 '쿠캣'의 오프라인 매장이 들어서 있다.
일각에서는 애슐리퀸즈 신촌점 역시 딜리버리 매장으로 통폐합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애슐리 홍대점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하반기 오프라인 매장이 철거됐고, 이후 단기적으로 홈뷔페 서비스를 운영하다 최근 오픈한 애슐리투고와 통폐합됐다. 이랜드이츠 측은 “애슐리 신촌점은 현재 임시휴업 상태”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