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동남아, 올해 78억 달러 조달…이미 사상 최고치 경신
규제 리스크에 이런 추세 계속될 듯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이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대대적 규제와 단속에 나서면서 IPO 시장이 겨울을 맞았지만, 한국과 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 IT 기업들은 잇달아 성공적으로 증시에 데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술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철퇴는 글로벌 투자자들로 하여금 아시아 전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도록 자극했으며, 이에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의 IPO가 기록적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한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기술 회사들은 이미 올해 IPO로 78억 달러(약 9조1200억 원)를 조달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여기에 인도 최대 전자결제 기업인 페이티엠(Paytm)과 인도네시아 역대 최고의 합병으로 관심을 모았던 고투(GoTo) 역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두 기업 모두 현지 IPO 기록을 경신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당국의 앤트그룹 IPO 제동 이후 10개월이 흐른 현재 중국 상장 기술기업 시가총액은 정부의 규제 공세로 인해 40% 가까이 감소했다. 또 중국 정부가 해외 상장에 대한 보다 엄격한 심사 방침을 발표한 이후 많은 스타트업이 IPO를 중단해야 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은 6월 말 이후 지금까지 아시아 전체 기술 IPO 자금조달에서 약 60%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2분기 83% 대비 크게 축소된 것이다. 올해 해외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약 4분의 3이 주가가 IPO 공모가 이하로 거래되고 있다.
반면 나머지 아시아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달 6일 상장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인도네시아 전자 상거래기업 부깔라팍(PT Bukalapak.com)은 지난달 말 15억 달러를 조달하면서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 IPO 기록을 세웠다. 이는 당사의 초기 목표 금액인 3억~5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인도판 배달의민족’으로 불리는 음식배달업체 조마토는 7월 모건스탠리·타이거글로벌·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등 굴지의 글로벌 투자업체 지원에 힘입어 13억 달러를 조달, 인도 최초로 증시에 데뷔하는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이 됐다.
한동안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 관계자는 “이전에 중국 거래에 집중했던 홍콩 기반의 일부 투자자들이 현재는 아시아 내 다른 지역 기술 IPO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가는 “미국 헤지펀드들이 인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고객들에게 인터넷 주식 보유분을 중국에서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으로 재조정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