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과 편의점 공세에 밀려 부진하던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퀵커머스 경쟁에 뛰어들며 반전 기회를 모색한다. 아울러 MZ세대를 채용해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며 제 2의 도약을 노린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3일 래미안리더스원점과 광나루역점, 동탄카림점 등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스피드 e장보기’를 오픈했다. 결제 완료 후 2~3시간 내 집앞까지 배송해주는 퀵커머스로 내달 5일까지 3만 원 이상 첫 주문 시 종량제 봉투 및 1인당 1회 무료배송 쿠폰 증정 이벤트를 열어 마케팅에 나섰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사업 SSG닷컴을 중심으로 유통업에 나서고 있는 이마트가 편의점 사업인 이마트24를 제외하고 퀵커머스 서비스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에 비해 점포망이 촘촘한 슈퍼를 대상으로 한 테스트 성격”이라면서 “향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빠른 배송이 유통업계 최대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대형마트는 당일배송과 익일배송으로, 편의점은 배달 플랫폼을 활용한 즉시 배송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SSM도 퀵커머스를 통해 공세를 강화하는 것. 유통업계 관계자는 “SSM은 대용량 제품보다는 신선식품이 주로 팔려 소형 트럭이나 오토바이 등을 이용하는 퀵커머스가 (익일배송보다) 더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슈퍼는 ‘퇴근길 1시간 배송’을 지난해 강남 3구에 이어 올해 5월에는 강서구와 영등포구를 비롯해 서울 14개구와 인천 서구, 시흥시 등으로 넓혔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지난 2월 전국 253여개 직영점 인근에 1시간 내 배송하는 온라인 서비스에 돌입했다.
GS더프레시는 지난해 12월 ‘요기요’와 ‘GS더프레시’ 앱에 입점하고, 올해 1월에는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통해 1시간 내 빠른 배송 서비스에 나섰다. 6월에는 자체 배달 앱인 우리동네딜리버리를 통해 ‘빠른 배달’을 시작했다.
특히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경우 코로나 재확산 여파로 7월 온라인 1시간 즉시배송 매출이 전월 대비 53% 급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지난 3월 매출과 비교하면 무려 275% 신장했다.
근거리 그로서리 쇼핑으로 각광받던 SSM은 최근 몇년간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떠밀려 위기를 맞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기준 SSM 전체 점포 수는 1110개로 집계됐다. 2019년 7월 만 해도 1246개던 점포 수는 작년 7월 1년 만에 1167개로 축소됐고, 올해는 더 줄었다.
편의점의 성장세와는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GS25와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 점포는 2019년 3만6773개에서 이듬해 3만8911개로 확대됐고, 올해 7월에는 4만1452개로 더 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실적 역시 좋지 못하다.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 7460억 원의 매출로 지난해 같은기간(9210억 원)에 비해 19.0% 뒷걸음질쳤다. 다만 부실 점포를 줄이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160억 원서 올해 10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도 올해 상반기 매출은 6372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2% 뒷걸음질쳤다. 영업손실은 45억 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GS리테일의 슈퍼 사업도 올 2분기 2974억 원의 매출로 작년 2분기에 비해 5.5% 떨어졌고, 92억 원의 영업이익은 31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런 가운데 2년 사이 131개 점포를 없애며 체질개선에 나선 롯데슈퍼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MZ세대를 대거 채용해 쇄신에 나섰다. 내달 12일까지 채용 연계형 인턴십 지원서를 접수하는 롯데슈퍼는 사업 전략의 방향성을 수립하는 ‘경영일반’, 상품을 소싱하는 ‘MD’, 영업점 현장 레이아웃을 설계하는 ‘점포기획’ 총 3개 직무에서 MZ세대를 대거 채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