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프간 철군은 최선의 결정...중국과의 경쟁에 집중해야”

입력 2021-09-0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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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철군은 대선 당시 공약...“약속 지키게 됐다”
“아프간 전쟁 더 이어가는 것이 중·러가 원하는 것”
아프간 철군 정당성 주장하며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다이닝룸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료에 대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의 정당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동시에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문제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와의 경쟁 등 새로운 의제 해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아프간 철군이 중국 견제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체적 대외 기조 하에서 이뤄진 결정임을 내세워 정당성을 부각해 비판 여론 불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 전쟁은 이제 끝났다”면서 “나는 이 전쟁을 언제 끝낼 것인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한 네 번째 대통령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때부터 이 전쟁을 끝내겠다고 미국 국민과 약속했다. 오늘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고 말했다.

전날 미국은 아프간에서 대피 작전을 마무리하며 20년간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다만 미군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공항 주변의 혼란으로 여러 아프간 현지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자살폭탄 테러로 170여 명에 달하는 민간인과 미군이 사망하면서 바이든의 철군 전략에 대한 비판이 고조됐다.

▲아프가니스탄에서 30일(현지시간) 탈출한 사람들이 마케도니아 스코프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스코프예/로이터연합뉴스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바이든 대통령은 약 30분간의 연설 내내 아프간 철수 작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프간에서의 민간인 대피 작전에 대해 “큰 성공이었다”면서 “아프간에서 대피를 원하는 미국인의 90%를 대피시킬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철군 과정에서의 혼란은 불가피했다”면서 “대피 작전이 더 일찍 시작됐다고 해도 공항으로 사람들이 몰렸을 것이고, 통제가 무너졌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프간 철군 여부는 떠나느냐, 아니면 긴장을 고조시키느냐 사이의 선택이었다”면서 “‘영원한 전쟁을’ 연장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현지에 아직 남아있는 미국인 100~200명과 현지 탈출을 원하는 아프간인의 대피를 지원하는 임무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지만,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관심과 지원은 끝났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더는 아프간에 대한 명확한 목적이 있지 않다”면서 “미군의 철수는 다른 나라들의 이익에 맞춰 중대 군사작전을 벌이는 시대의 종료를 뜻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향후 과제로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쟁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 세계는 변하고 있고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러시아와는 사이버 공격이나 핵무기를 두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미국이 아프간에서 10년 더 수렁에 빠지는 것만큼 중국과 러시아가 원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미국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한 시대에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아프간 전쟁에서 벗어나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쟁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년간 미국을 이끌어온 외교정책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우리는 우리의 실수로부터 두 가지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는 도달할 수 없는 것 말고 분명하고 성취 가능한 목표와 함께 임무를 설정해야 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미국의 핵심 국가안보 이익에 분명히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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