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매각 결국 무산…한앤코와 법적 분쟁 불가피

입력 2021-09-01 11:00수정 2021-09-0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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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 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열린 '불가리스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남양유업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계약 상대방인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를 상대로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법률대리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1일 밝혔다. 앞서 한앤코가 홍 회장 등 주식매매계약 매도인들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최근 법원에 제기한 지 이틀만이다. '남양유업'을 둘러싼 매각 분쟁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홍 회장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매각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해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홍 회장 측은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주장하는 선결조건 등에 대해 "매매계약 체결 이후 매도인 측은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달리 계약 당시 합의되지 않았던 그 어떠한 추가 요구도 하지 않았다"라면서 "매수자 측과 계약 체결 이전부터 쌍방 합의가 되었던 사항에 한해서만 이행을 요청했다. 그러나 매수자 측은 계약 체결 후 태도를 바꾸어 사전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을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어떠한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을 거부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5월 27일 홍 회장의 지분 등을 포함한 남양유업 경영권 이전 관련 계약 체결 후 계약 이행 기간까지 계약 종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한앤코 측의 약정 불이행으로 부득이하게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홍 회장 측은 계약 해제 통보 이유로 한앤코 측의 비밀유지의무사항 등 약정 불이행 지목했다. 홍 회장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계약 이행만을 강행하기 위해 비밀유지의무 사항들도 위배했다"라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매도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등을 통해 기본적인 신뢰 관계마저 무너뜨렸다. 특히 거래종결 이전부터 인사 개입 등 남양유업의 주인 행세를 하며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홍 회장은 경영권 매각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홍 회장은 "경영권 매각 약속을 지키려는 저의 각오는 변함없이 매우 확고하다"라면서 "매수인과의 법적 분쟁이 정리되는 대로 즉시 매각 절차를 다시금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양측 공방의 배경으로 '남양유업 헐값 매각 논란'이 꼽힌 만큼 업계에서는 홍 회장 측이 '몸값'을 더 비싸게 쳐줄 다른 인수자를 찾아나설 가능성을 점쳤다. 남양유업의 자산 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9894억 원이고 연간 매출이 1조 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까지 감안해 한앤컴퍼니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매수자가 나타나는 등 홍 전 회장의 변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한앤코 측이 제기한 홍원식 회장 외 1인에 대한 전자등록주식 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남양유업의 재매각도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한앤코와의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홍 회장을 비롯한 남양유업 오너 일가 지분 53%가 묶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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