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백신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로부터 배정받은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사실상 거절했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코백스 백신 보급을 지원하는 유니세프의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코로나 백신 지원 상황에 대한 질의에 “북한 보건성이 북한에 배정된 백신 297만회 분을 코로나19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나라에 재배정해달라는 뜻을 전하며 선적을 사양했다”고 답했다. WSJ은 북한이 거절한 백신은 중국 제약사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현재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한 코로나19 확진자는 '0'명이다.
북한은 당초 코백스에 백신 지원을 신청했으나 당초 올해 초 공급 예정이었던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코백스 전달이 지연되면서 이제까지 백신을 공급받지 못했다.
북한이 이번에 백신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속내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다. 이 때문에 최근 시노백 코로나19 백신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팬데믹 초기에 이뤄진 임상 시험 결과 시노백 백신의 예방 효과는 51% 정도에 그치는데, 이마저도 델타 변이 등 새로운 변이에 어느 정도의 예방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없다고 WSJ은 설명했다. 이에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시노백 2회 접종받은 의료 종사자들에 서양 국가가 개발한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도록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시노백 백신 수령 거부 의사를 밝히기 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서도 부작용을 우려로 퇴짜를 놓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WSJ은 북한이 국영 언론 등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에 의구심을 나타내왔다고 전했다. 북한은 미국과 유럽에서 백신 접종 후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면서 "백신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가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여러 차례 제안했으나 북한이 이를 수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