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써도 니치 향수 인기 '쑥쑥'

입력 2021-09-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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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 떠오른 럭셔리 소비문화 바람이 '니치 향수' 시장에도 불고 있다.

니치 향수는 틈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니치(nicchia)에서 파생된 말로, 극소수의 성향을 위한 프리미엄 향수를 말한다. 30만 원 안팎의 고가임에도 20ㆍ30세대가 이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맞춤형 향수 서비스, 관련 품목을 확대하는 등 이들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18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백화점의 향수 이용 건수는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3%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20, 30대의 고객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43%, 45% 늘었다. 백화점 향수 브랜드 이용이 늘면서 국내 향수 브랜드 이용 건수 역시 올해 184% 대폭 증가했다. 특히 국내 향수 브랜드를 이용하는 20대 비중은 55%로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보유한 향수 브랜드는 조 러브스를 포함해 딥티크, 바이레도 등 총 9개에 이른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젊은층을 중심으로 니치 향수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꼽힌다. 마스크 착용 탓에 색조 화장 대신 나만의 독특한 향기를 드러낼 수 있는 향수가 개성을 뽐내는 유용한 도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늘길이 막혀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럭셔리, 명품 구매로 밀레니얼 세대가 대거 유입되면서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소비문화도 니치 향수 인기에 촉매제가 됐다.

밀레니얼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도 치열하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 고가 향수 브랜드 '구딸 파리'의 브랜드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브랜드 헤리티지를 담은 버터플라이 바틀 에디션과 베스트셀러 컬렉터 에디션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핵심은 '희소성'이다. 브랜드 초창기 향수병 디자인에 더해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희소가치가 있는 향을 더해 '나만의 향'을 중시하는 밀레니얼세대의 소비심리를 자극했다.

▲구딸 파리 '버터플라이 바틀 에디션', '베스트셀러 컬렉터 에디션' (아모레퍼시픽)

니치향수 사업에 가장 공들이는 업체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꼽힌다. 엑스니힐로, 조말론 '조 러브스' 등을 론칭하면서 고급 니치 향수 사업을 확장해온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보유한 향수 브랜드만 조 러브스를 비롯해 딥티크, 바이레도 등 총 9개다. 이는 매출 증가로도 이어졌다.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에서 지난달 일주일 동안 니치 향수 등을 포함한 기획전을 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통상 3개월 치 판매량인 2만 여병의 니치향수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키엘 역시 브랜드를 대표하는 ‘오리지널 머스크 향수’에 맞춤형 서비스를 가미한 서비스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선보였다. 영문, 숫자, 도형을 활용해 이니셜이나 메시지를 새길 수 있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향수'를 만들 수 있다.

니치 향수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전문 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 4400억 원 규모였던 국내 향수 시장은 2019년 6000억 원을 넘어섰으며 2023년에는 65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프리미엄 향수가 전체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프리미엄 향수는 전체 향수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 올해 약 54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지널 머스크 향수 (키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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