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을 위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가 다음 달 3일까지 4주 더 연장됐다. 다만 6일부터 일부 완화된 조치의 시행에 들어갔다. 수도권 등 4단계 지역 식당·카페의 영업 종료시간이 오후 9시에서 10시로 연장됐고, 백신 접종완료자를 포함한 6명까지 사적 모임이 허용됐다. 3단계 지역은 다른 다중이용시설에서도 8명까지 모일 수 있다. 추석연휴 전후 1주일(9월 17∼23일) 동안은 4단계 지역도 접종완료자를 더한 8명까지 가족모임이 가능하다.
최고 단계의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국민들의 피로도가 심하고,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접종완료자들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방역을 완화해 코로나와 공존(共存)을 모색하는 ‘위드(with) 코로나’의 시도다. 무한정 국민들의 일상을 틀어막고,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자영업자 등의 피해를 계속 키울 수 없다. 끝없는 거리두기 강화로도 코로나 확산이 잡히지 않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백신 접종인구가 늘고 있어도 국내 신규 확진자는 6일(0시 기준) 1375명(누적 26만1778명) 증가했다. 전날(1490명)보다 115명 줄었지만 주말·휴일의 검사건수 감소를 감안하면 확산세가 꺾인 게 아니다. 대개 주 중반에 확진자가 급증한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7월 7일(1211명)부터 62일 연속 네 자릿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4차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해외 입국에서 ‘뮤 변이’까지 발견됐다. 기존 백신을 무력화하는 바이러스로, 국내 유행으로 번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악화가 우려된다. 대규모 인구이동이 이뤄지는 추석 연휴까지 끼어 있다. 코로나 확산세의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방역체계의 단계적인 일상 회복’이 필요하다며 위드 코로나 쪽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그 전제는 확산세가 멈춰지는 것이다. 우선 백신 접종률을 충분히 높이고 치명률을 낮추면서 치료제가 신속히 개발돼야 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고령층 90%, 일반 성인 80% 이상의 백신접종 완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기준선을 제시했다. 아직 1차 접종은 전 국민의 58.4%인 3000만5459명,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인구는 34.6%인 1775만1820명에 그친다. 이런 수준으로 위드 코로나를 말하기에는 성급하다.
백신 수급도 여전히 아슬아슬하다. 주력인 모더나 백신이 당초 약속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부족한 물량이 언제 들어와 예정대로 접종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충분한 백신 공급에 최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단시간 내에 접종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위드 코로나는 더 위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