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믿고 3억2000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아내는 직장 동료에게 소개받았죠."(40대, 회사원 A씨)
"거래처 사람이 투자하는 것을 보고 2억9000만 원 정도 투자했습니다. 아는 동생이 소개해서 더 믿었습니다."(60대, 사업가 B씨)
"지인이 좋은 투자 상품이 있다고 해서 가족 돈까지 모아 7000만 원을 함께 투자해달라고 맡겼습니다. 지금도 속이 탑니다."(50대, 회사원 C씨)
경찰 수사를 받는 화장품 방문판매 업체 아쉬세븐 피해자들은 10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모두 지인 소개로 투자를 시작했고, 투자금이 거액이란 공통점이 있다.
처음부터 아쉬세븐을 믿은 것은 아니다. 미심쩍은 다단계 사업이란 의심이 들었지만, 회사가 사옥 매입과 공장 설립, 코스피 상장사 인수 등 그럴듯한 소식을 지속해서 발표하자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높은 수익을 올렸다는 지인의 경험담도 이들을 유혹했다.
"안 믿었죠. 그런데 아내가 몰래 생활비를 투자했었는데, 1년 동안 원금과 이자를 모두 돌려받았다는 말에 솔깃했습니다. '혹시 다단계면 인생 경험을 얻는 셈 치겠다'는 마음으로 5000만 원 정도로 투자를 시작했죠. 2년 정도 지나고 '화장품 회사가 이런 고수익을 주고도 운영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주기적으로 들어오는 등 소식을 보고 투자금을 3억2000만 원까지 늘렸습니다." (A씨)
"거래처 분이 식사 자리에서 아쉬세븐 투자를 이야기했습니다. 2년 동안 했는데 괜찮았다고요. 처음엔 3000만 원 정도로 시작했다가 회사가 사옥을 짓고 일본에 수출한다는 말을 하면서 점점 잘된다는 생각에 제2 금융권에 빚을 내서 투자금을 2억9000만 원까지 늘렸습니다."(B씨)
"지인이 좋은 투자처가 있다고 해서 함께 투자해달라고 맡겼습니다. 8000만 원이면 제게 무척이나 큰돈이에요. 직접 회원이 아니다보니 어떤 행동도 못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C씨)
회사는 피해자들이 너무 높은 수익에 의구심을 가질 만 하면 '호재성' 소식을 발표했다고 했다. 사옥 매입, 외부평가기관의평가서, 벤처기업확인서, 공장 매입 등 공신력이 있어 보이는 소식을 알렸다. 투자 기간이 3개월에서 5개월 정도로 길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까지는 괜찮겠지'라는 마음을 들게 했다고 한다.
아쉬세븐은 올해 4월 투자금 지급이 중단하면서 7월까지는 해결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지켜지지 않았고 참다못한 이들은 투자금을 돌려받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섰다. 회사 측에 그간 홍보했던 일본 수출 등에 대한 매출액 등 증거자료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들이 받은 피해는 막대하다. A씨는 투자금을 돌려받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섰다. B씨는 회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생각에 속이 탄다고 했다. C씨는 돈을 어떻게든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없을까 애를 태우고 있다고 했다.
"쉽게 돈을 벌려고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불안하니까 짧은 기간에 수당을 빨리 얻고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같습니다.”(A씨)
"노후대책 하려고 모아놓은 돈과 집 팔아서 넣은 돈까지 모두 잃게 생겼습니다. 이미 (원금 회수 가승성은)끝났고 (고소해 형사처벌 해봤자)화풀이밖에 안 된다는 생각마저 들어요."(B씨)
"제 전세 자금뿐만 아니라 가족들 돈까지 모두 묶였습니다. 앞이 막막합니다. 지인에게 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밤에 잠을 못 잡니다."(C씨)
아쉬세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화장품 판매에 문제가 생긴 탓"이라며 "피해 회복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