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자영업자] 음식ㆍ쇼핑 비대면 파고드는데 대면 업종은 '치킨게임'

입력 2021-09-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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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온라인쇼핑 거래액 16.2조 최고…소매 판매액 최저

자영업 포화상태인데 창업 증가세
취업난 2030도 자영업 창업 가세

외식하기보다는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다. 마트나 시장에 나가기보다는 인터넷 쇼핑으로 저녁장을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속화하고 있는 ‘비대면’ 소비의 흔한 풍경이다.

비대면 소비 경향은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시작됐다. 음식배달 이외에도 식료품, 옷, 가전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하면서부터다.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모바일 주문이 가능해지는 상품군들이 늘어나면서 비대면 소비 경향은 더욱 강화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가속화한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앞서 통계청은 3일 ‘온라인쇼핑 동향’을 통해 7월 온라인쇼핑 총거래액이 16조1996억 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7월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차지한 비중은 28.3%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0 식품소비행태조사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을 통해 먹거리를 사는 빈도수가 늘었다고 응답한 가구 비중은 51.7%로, 전년 대비 16.3%P(포인트) 상승했다. 온라인을 통해 식품을 구매하는 주요 이유로는 ‘배달해 줘서(22.5%)’가 가장 높았다. 상품의 가격·품질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비대면 소비 자체가 주된 이유로 작용하는 셈이다.

비대면 서비스가 호황을 맞았지만, 대면서비스업 매출액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계 기준 음식점 및 주점업의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 기준)는 77.0(2015년=100, 6·7월은 잠정치)으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래 가장 낮았다. 불변지수는 물가 영향을 제외한 실질적인 매출 수준을 보여준다.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가게가 코로나19 확산과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상황으로 인해 휴업 중에 있다. (연합뉴스)
음식점·주점업의 소매판매액지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부터 이미 감소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 1~7월 누계 기준 판매액지수는 83.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 감소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7월의 누계 지수도 전년동기대비 2.1% 감소한 95.3이며, 같은 기간(1~7월) △2016년 101.2 △2017년 99.8 △2018년 96.8로 이미 감소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도 대면서비스업종의 창업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KOSIS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 사업체 수는 2019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2.5% 늘어난 78만5700개로 집계됐다. 전체 산업군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업체가 증가했다. 실질 매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줄어들고 있음에도 사업체는 오히려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에는 타격을 입은 외식 프랜차이즈의 출점이 폐점보다도 많은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났다. 8일 이투데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정보공개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평균 신규 개점률은 21.3%로, 폐점률 11.7%를 크게 웃돌았다. 가맹점 1개가 문을 닫을 때, 가맹점 2개가 새로 생긴 셈이다.

대면서비스업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영업자는 이미 포화상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이 OECD 국가 35개국 중 6번째(24.6%)로 높다고 밝혔다. 국세청 통계를 통해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업종을 살펴보면 도소매·숙박·음식 업종이 43.2%에 달했다.

어윤선 세종사이버대학교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교수는 “그동안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은 줄어든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요즘에는 코로나에 불황이 껴서 취업이 잘 안 되다 보니 젊은 2030 세대가 소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공유주방·프랜차이즈 등 자영업에 진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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