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투데이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KB운용의 KBSTARFn수소경제테마 펀드에는 올 들어서만 2532억 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KBSTARFn수소경제테마 펀드는 수소의 생산·유통·활용 등 수소경제 관련 국내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데 편입 종목은 현대모비스, 한화솔루션, 현대제철, 현대차 등이다. 테마형 펀드 중 단일 종목으로 이 펀드보다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2차전지 등 4~5개 상품에 불과하다.
또한 NH-아문디 자산운용의 HANAROFn전기&수소차 펀드에도 최근 3개월 사이에만 136억 원이 들어왔다. 지난 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외 수소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인 KB글로벌수소경제펀드에도 최근 6개월 사이 107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미국 등 해외 증시에서도 수소를 테마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북미 자회사인 글로벌X가 출시한 ‘Global X Hydrogen ETF(HYDR)’와 디파이언스자산운용의 ‘Defiance Next Gen H2(HDRO)’, 디렉시온자산운용의 ‘Direxion Hydrogen ETF(HJEN)’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금융시장이 수소 경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탈탄소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가장 현실성있는 에너지원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정책적 지원도 예상돼 수소가 단순히 일회성 테마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리 기업들도 협의체를 구성하고 대규모 투자계획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지난 주 현대자동차, SK, 롯데, 포스코, 한화 등 국내 15개 대기업 총수와 경영진은 민간 수소기업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을 설립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이 2030년까지 수소 분야에 43조4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고 수소펀드 조성도 추진키로 했다. 때문에 수소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수소에너지가 가장 적합한 대안”이라며 “지금은 경제성 부분이 문제지만 향후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탄소중립이 강조될수록 탈탄소 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고 수소경제의 경제성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직 수소경제가 미래성만 가지고 있는 만큼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이 낮아 이에 대한 판단은 투자자의 몫이다. 실제로 국내에 나와 있는 수소 관련 펀드들 중 최근 6개월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 중인 상품은 KBSTARFn수소경제테마 펀드 밖에 없다. 나머지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