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상환 거치기간ㆍ상환기간 늘리고 프리워크아웃 제도도 확대
◇ 고승범 위원장, 금융협회장 간담회...대출만기·이자상환 유예 연장 최종합의=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6일 은행ㆍ생보ㆍ손보ㆍ여전ㆍ저축은행 등 금융협회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6개월 연장 하는데 최종 합의했다.
다만, 잠재부실 우려와 장기유예 차주의 상환부담 누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질서 있는 정상화’를 보완 방안을 내놨다. 재연장 이후 금융지원 종료 후 금융권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이다. 상환 시점과 방법에 대해 소비자 피해 부담을 줄여 금융권 리스크도 함께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연착륙 내실화, 채무조정 지원 강화, 정책금융 프로그램 등 세가지다.
먼저 현행 연착륙 방안을 내실화해 차주가 상환여력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채무를 상환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차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한 거치기간을 부여하고 상환기간도 보다 장기로 운영한다. 차주가 신청하면 거치기간을 최대 1년까지 부여한다. 또 3년인 상환기간도 최대 5년까지 확대해 운영키로 했다.
취약차주에 대해서는 채무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채무조정제도를 개선해 선제적 지원에 나선다. 은행권 자체 프리워크아웃, 신복위 채무조정제도의 지원대상을 개인사업자에서 중소법인으로 확대한다.
지원수준도 강화한다. 공동 ‘모범규준’ 등을 마련해 개인사업자·중소법인에 대한 지원조건을 표준화해 이자감면·장기분할상환 등 지원한다.
채무조정프로그램도 확대한다. 다중채무자뿐만 아니라 단일채무자도 지원한다. 더불어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채무조정 제한을 완화한다.
현재는 채무액 중 6개월 이내 대출비중이 30%를 초과하면 채무조정 불가능하다. 이를 6개월 이내 대출에서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 생계‧운영자금 대출은 제외한다.
이자율 감면도 확대한다. 일률적으로 이자율을 50%까지 감면해주던 것을 감면율을 차등화(30~70%)하되 코로나피해 자영업자는 10% 포인트 추가 감면해 주기로 했다.
또 캠코가 중소법인 부실채권을 매입해 담보권 실행 유예 및 분할상환, 채무감면 등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고정이하 여신 및 연체 6개월 이상 경과 채권(1조7000억 원)에 대해 담보권 실행 유예(6개월~최대10년) 및 분할상환(5년~최대10년), 채무감면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 도모한다.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약 4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대출 원리금 중장기 분할납부, 보증료 인하 등 금융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 7월말까지 지원액 222조…1.7조 미회수 위험= 이날 금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코로나19 금융 지원 프로그램으로 시행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과 원금·이자 상환 유예 조치의 지원을 받은대출자의 총 대출잔액은 7월 말까지 120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만기연장 104조1000억 원, 원금 상환유예 11조3000억 원, 이자 상환유예 5조2000억 원이다.
7월 말까지 지원액은 222조 원이다. 만기 연장 규모가 209조7000억 원이며 원금과 이자 상환 유예가 각각 12조1000억 원과 2000억 원이다. 대출자 1명이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여러 차례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총 지원 실적이 총 대출잔액보다 훨씬 크다.
총 대출잔액 가운데 '고정 이하'로 분류된 여신비율은 약 1.4%, 1조7000억 원이다. 고정 이하란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휴·폐업으로 채권 회수에 상당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빚을 의미한다.
금융위는 "금융권이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고 있어 부실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가계부채ㆍ빅테크 등 금융현안도 논의=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한차례 더 연장됨에 따라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한 후 오는 29일 금융위원회에 상정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계부채 관리,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등 최근 금융현안도 함께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금융권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대해서는 혁신과 소비자 보호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고 위원장은 "논의된 사안들에 대해 향후 정책 추진과정에서 꼼꼼히 살펴볼 것이며, 앞으로도 금융권과 함께 현안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