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최근 증시 뉴스에 소비심리지수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지수가 금융시장과 상관관계가 높고 특히 달러 인덱스와 밀접한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지수의 의미와 활용에 대해 알아둘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시각으로 17일 밤 9월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가 발표됐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 재확산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급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10년만의 최저치로 하락했다. 현재 투자자들은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소비심리지수는 가계의 소비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크게 2가지가 있는데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와 앞서 언급한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심리지수가 있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Index, CCI)는 비영리 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에서 매월 미국내 5000여 가구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통해 발표한다. 차량구매계획, 이자율전망, 휴가계획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21년5월부터 설문조사방식을 변경해 100% 온라인으로 조사가 이뤄진다.
이 지수는 크게 현재 상황지수(Present Situation), 기대지수(Expectation) 두 개의 하위지수로 구성되며 이 두 개의 지수는 총 5개의 하위지수로 구분된다. 현재 상황지수는 현재시점의 경제, 고용상황 2가지 지수의 평균으로, 기대지수는 6개월후 예상되는 경제, 고용, 소득상황 3가지 지수의 평균으로 산출된다. CCI는 이 5개 하위지수의 평균으로 산출된다.
또한 미시간대소비자심리지수(Consumer Sentiment Index, CSI)는 미시간대학에서 매월 500여 명의 개인을 대상으로 약 50개의 항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해 발표한다. 컨퍼런스보드소비자신뢰지수와 달리 예비치와 확정치 2번에 걸쳐 발표된다.
CSI는 크게 두가지 하위지수로 구성된다. 하나는 소비자들의 현재 재정상황과 구매계획 등을 바탕으로 작성되는 현재 경제상황지수(Current Economics Conditions)며 다른 하나는 향후 1년과 5년동안의 기대치를 바탕으로 하는 소비자기대지수(Consumer Expectations)다.
CSI도 CCI와 같이 미래의 구매계획, 물가전망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해 설문을 진행하며 CCI보다 더 광범위하고 세부적인 항목들을 포함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지수가 중요한 이유는 일반적으로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라며 “특히 미국은 다른 주요 국가들에 비해 소비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소비심리지수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한 소비심리지수는 향후 경기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반영하기 때문에 경기선행지표의 역할을 한다”면서 “실제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의 하위지수인 소비자기대지수(Consumer Expectations)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의 구성지표로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차이점도 존재한다. 먼저 설문항목의 경우 CCI는 상대적으로 노동시장에 대한 가계의 반응에 무게를 두는 반면, CSI는 상대적으로 가계의 수입과 재정상태에 관한 소비자들의 반응에 집중한다. 또한 CCI는 6개월 후의 경기전망에 대해 묻는 반면 CSI는 1년과 5년후의 경기전망을 묻는다.
설문대상의 경우에도 컨퍼런스보드는 매달 새로운 그룹의 사람들을 조사대상으로 하지만 미시간대학교는 신규조사대상과 기존조사대상의 비율을 각각60%, 40%로 구성하고있다.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두 지수가 같은 방향을 보이지만 CCI가 CSI에 비해 더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
허 연구원은 “분석 결과 CCI와 CSI 모두 주가, 금리, 환율에 대해 비슷한 수준의 설명력을 나타냈는데 다만 CSI가 CCI보다 더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면서 “CSI는 다른 변수보다 달러와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고, CSI는 주가의 움직임에 대체로 부합했으며 2010년 이후 설명력이 더 강화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