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이어 빌라 매매가마저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대로면 전국 빌라 매매가가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2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1~8월 연립주택 매매가는 전국 평균 4.7% 상승했다. 올해 초만 해도 전국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는 2억1046만 원이었지만 지난달엔 2억2005만 원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기준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빌라 시장은 지난해에도 연간 기준 12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6.5%)을 기록한 바 있다.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기록이 또 한 번 갈릴 가능성이 크다. 올해 1~8월 빌라 매매가 상승률이 지난해(2.6%)를 웃돌고 있어서다.
빌라 가격 상승세는 비(非)수도권(0.6%)보다 수도권(4.1%)에서 더 거세다. 인천에선 올해 1~8월 매매가 상승률(5.4%)이 지난해 연간 상승률(3.4%)을 앞섰다. 서울과 경기에서도 각각 빌라 매매가가 2.8%, 6.0% 상승했다.
거래도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에선 빌라 매매량이 아파트 매매량을 앞서는 현상이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달에도 22일까지 아파트가 412건 매매될 동안 빌라는 1189건 거래됐다.
이렇게 빌라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건 아파트 매매가는 물론 전셋값까지 상승하면서 매매·전세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서다.
여기에 서울시가 추진하는 재개발 활성화 정책도 빌라 시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서울시는 23일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정비계획 수립 등 재개발 초기 단계에 시가 참여하는 대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제도) 공모를 시작할 예정이다.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사업지가 선정되면 서울에선 2015년 이후 6년 만에 신규 재개발 구역이 지정된다. 재개발 사업은 저층 주거지, 즉 단독주택이나 빌라 밀집 지역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에서 빌라가 아파트 매매보다 많은 것은 시의 재개발 추진 정책에 따른 기대감도 반영된 것"이라며 "서울에서 재개발 가능성이 있다고 거론되는 곳은 억 단위로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