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왕<사진> 고려대 명예교수(94)가 글로벌 학술분석 정보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선정한 노벨상 유력 후보 16인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호왕 교수는 1976년 국제 과학기술계의 최약소국 중 하나였던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유행성 출혈열 병원체를 발견해 '한국의 파스퇴르'라고 불린다.
23일(현지시간) 클래리베이트는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가 칼 존슨 미국 뉴멕시코대 명예객원교수와 함께 한탄바이러스의 발견과 신증후군출혈열(HFRS)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이 유력시 된다”고 발표했다.
클래리베이트는 지난 2002년부터 생리의학·물리학·화학·경제학 분야에서 논문이 다른 학자의 논문에 2000회 이상 인용된 상위 0.01%의 우수 연구자들을 노벨상 수상 후보로 선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후보로 지목한 연구자 376명 중 59명(16%)이 실제로 노벨상을 받았다.
이호왕 교수는 1976년 국제 과학기술계의 최약소국 중 하나였던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유행성 출혈열 병원체를 발견했다. 1950년대 6·25 전쟁 당시 휴전선 인근에 참전중이던 유엔군 3200명이 원인불명의 신장기능 저하와 고열 등으로 쓰러지고 수백명이 사망했는데 20여년이 지난 후 이호왕 교수가 한탄강 유역에서 채집한 등줄쥐에서 해당 바이러스를 발견한 것이다.
이호왕 박사는 이 바이러스의 이름을 한탄강의 이름을 따 '한타바이러스'라고 명명했다. 1988년에는 세계 최초로 출혈열 예방백신을 개발했고 1990년 9월에는 '한타박스'라는 이름으로 백신이 출시됐다.
한타박스는 대한민국 국산 신약 제 1호이기도 하다. 클래리베이트는 이호왕 교수를 한타바이러스 분리 및 동정, 신증후군출혈열 (HFRS) 연구에 기여한 성과로 노벨상 생리의학상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
이호왕 박사와 함께 장 피에르 샹제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명예교수와 히라노 토시호 일본 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 (QST) 소장, 기시모토 타다미츠 오사카대 명예교수가 후보에 올랐다.
이번 발표에 대해 이호왕 박사는 “1970 년대 한국은 연구에 있어 후발국의 위치에 있었고, 이 환경에서 연구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내 연구가 세계의 출혈성 질환의 원인 바이러스를 규명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 그리고 많은 연구원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나아가 인류 건강을 지키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