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울프, 펜실베이니아주 원전 옆에 풋볼 경기장 4배 크기 채굴 시설 추진
가산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의 채굴업체들이 원자력 발전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이 소모된다는 점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비크토인 채굴업체 테라울프는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탈렌에너지와 최근 합작 투자를 시작했다. 양사는 이를 통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탈렌 에너지 핵발전소 옆에 풋볼 경기장 4배 크기의 채굴 시설을 짓기 위한 토지 개발에 착수했다.
또 다른 원자력 발전 업체 에너지 하버(nergy Harbor)는 채굴업체 스탠더드 파워와 파트너십을 맺고, 이 회사가 가동할 예정인 오하이오주 채굴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원전 스타트업 오클로(Oklo)도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컴퍼스 마이닝(Compass Mining)과 20년간 전력 공급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사용후핵연료로 가동하는 소규모 핵분열 발전소를 건설해 컴퍼스 마이닝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WSJ는 비트코인 채굴업체와 원전 업체 간 협력은 서로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상생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채굴은 컴퓨터를 통해 복잡한 연산을 풀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비트코인 채굴은 채굴자들이 많아져 채굴 능력이 높아지면 알고리즘에 의해 난이도는 올라가고, 연산 과정이 복잡해질수록 고성능 컴퓨터 수요와 전력 소모는 커진다.
비트코인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전력 소모가 급격히 많아지자 기후변화를 악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중국은 채굴업체 폐쇄에 나섰고, 심지어 가상화폐 옹호론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조차 채굴 작업의 전력 낭비를 지적하며 테슬라 차량 구입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채택했다가 이를 번복했다.
원자력 업계 경우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한 이후 전력 시장에서 풍력과 태양광, 천연가스 발전 등에 밀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원전 수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
WSJ은 비트코인 채굴업체와 원전업체 간 협력이 앞으로도 늘 것으로 예상하며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탄소 배출이 없는 원자력 발전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친환경 동력원 확보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