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미술관 소장품 등 인프라 취약…미술품 물납제로 문화 자본 확충 필요
최근 국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미술산업의 발전을 위해 물납제 등 제도적 지원책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0일 ‘글로벌 미술시장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국내 미술시장은 새로운 소프트파워 산업으로의 발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성장 정체 상태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미술시장은 이미 미국, 영국, 중국 등이 주도하는 선진국형 산업으로 발전해 2019년 기준 644억 달러(약 74조 원) 규모에 이른다.
그러나 세계 미술시장 대비 국내 미술시장은 10년간 성장이 정체 상태다. 지난 10년간 글로벌 미술시장이 395억 달러에서 644억 달러로 63% 성장했지만, 국내 미술시장은 2019년 4083억 원에서 2019년 4146억 원으로 1.6% 성장하는 데 그쳤다.
보고서는 국내 미술시장의 산업적 발전이 부진한 이유로 우선 세계적인 미술관 등 미술산업 인프라가 충분치 않다는 점을 꼽았다.
세계 주요 미술관의 소장품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이 약 20만 점,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이 6만6000여 점의 작품을 소장했지만, 국내 국립현대미술관은 약 8500점, 서울시립미술관은 약 5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 판매금액으로 볼 수 있는 국내 미술시장의 브랜드 경쟁력도 아직 위상 제고가 필요하다. 아트프라이스가 집계한 연간 경매판매액 기준 1000대 작가 중 중국(395명), 미국(165명) 대비 한국은 21명의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제도를 통해 기부와 예술 향유문화가 일찍이 발전하면서 미술시장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1960년대부터 프랑스, 영국 등이 도입한 ‘미술품 물납제’는 상속세 등을 미술작품으로 대신 낼 수 있도록 해 미술시장의 성장을 도왔다.
최근에는 국내에도 故 이건희 회장의 막대한 컬렉션이 주목받으며 미술계를 중심으로 물납제 도입 논의가 이어졌으나 결국 불발됐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지금 세계를 선도하는 K팝처럼 한국의 미술시장이 'K-Art Market'의 명성을 얻으려면 현재의 관심과 기회를 적극적으로 살릴 수 있도록 미술 선진국처럼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제도적 지원과 산업 육성방안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