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대 일본 총리에 오른 기시다는 누구...한일관계 어디로

입력 2021-09-29 17:12수정 2021-09-29 17:13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온건 보수' 기시다, 개혁적 성향 고노 다로 제쳐
2015년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끈 인물
시장선 '아베노믹스' 계승 기대감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외무상이 29일 오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외무상과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기시다 후미오가 29일 집권 여당인 자민당 총재 선거에 승리해 제100대 일본 총리에 오르게 됐다. 우리에게는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이끈 인물로 알려져 있다.

기시다 전 외무상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을 제치고 이변을 연출한 것은 그의 온건 보수적인 성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고노의 개혁적인 사상과 변덕스러운 성격을 경계한 베테랑 의원들이 기시다가 안정적이라고 판단해 그를 밀었다”고 풀이했다.

지루하다·우유부단하다는 평가 나오기도

평소 자기 생각을 가감 없이 말하는 것으로 유명한 고노와 달리 기시다는 “다른 사람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애매모호’, ‘우유부단’, ‘지루하다’는 평가가 따라다닌다. 지난 24일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토론회에서 ‘태평양전쟁 에이(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총리가 되면 참배할지’ 묻는 말에 “시기와 상황을 고려해 참배를 생각하겠다”고 답한 것이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경쟁 후보였던 고노는 “총리 재임 중엔 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은 “참배하겠다”며 입장을 분명히 한 것과 대조적이다.

기시다 신임 총재는 1982년 와세다대 졸업과 함께 일본장기신용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정치인 가문 출신으로 1987년 부친 기시다 후미타케 중의원(하원) 의원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할아버지도 중의원 6선 등을 지낸 정치인이다. 1993년 중의원 선거에 아베 신조 전 총리와 함께 당선되며 초선 동기가 됐다. 이후 한 번도 낙선되지 않고 내리 당선돼 현재 9선 중의원 의원이다.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서 문부과학성 부대신(차관)에 임명되며 내각에 입성했다. 당내에서도 입지가 탄탄해 2007년 아베 1차 내각에서 내각부 특명담당상(장관)에 임명된 뒤 소비자 행정 추진 담당상, 우주 개발 담당상 등 내각 요직을 두루 거쳤다. 현재는 자민당 4대 파벌 중 명문 파벌로 손꼽히는 ‘고치카이(기시다파)’의 회장을 맡고 있어 당내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2012년부터 5년간 외무상을 맡을 당시 2015년 일본군 위안부 합의, 같은 해 강제동원 시설이 있는 군함도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끌어내면서 입지를 굳혔다. 2016년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히로시마를 방문하도록 한 것도 그의 최대 공로로 꼽힌다.

한일관계 개선 당분간 어려울 수도…독도 '뜨거운 감자' 가능성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주도한 인물인 기시다가 총재가 된 만큼 한일관계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장 우리 법원이 최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외면해 온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에 국내 자산매각 명령을 내린 것을 두고 우리 정부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독도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기시다 신임 총재는 24일 토론회에서 독도 영유권과 관련해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필요성을 언급했다. 일본의 전쟁 수행을 금지한 ‘평화헌법 9조’에 자위대 관련 조항을 명기하는 등 개헌을 단행하겠다고 공약을 내건 점도 한일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은행가 출신인 기시다 신임 총재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는 일찌감치 아베노믹스의 큰 틀을 계승할 것이라고 예고해왔다. 기시다는 당선 후 소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필사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수십조 엔 규모의 경제 대책을 연말까지 확실히 마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