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재정 규율’ 주장 이미지 강해
수십조 엔 규모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있어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이 일본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자 일본 금융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고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29일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2.12% 하락한 2만9544.29에 거래를 매감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금리 상승 여파에 하락 마감한 영향과 함께 오후 들어 기시다 전 외무상이 예상과 달리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을 제치고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후지토 노리히로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장은 그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고, 규제 개혁 노선을 강조했던 고노 행정개혁담당상에 대한 기대가 강했었다"고 설명했다. 즉 상대적으로 ‘재정 규율’을 중시해왔던 기시다의 성향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이다. 기시다의 승리로 당분간 일본 주식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규제 개혁을 추구했던 고노 행정개혁담당상이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기록하자 매수에 나섰던 해외투자자들의 실망감에 매도할 수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하지만 기시다 신임 총재가 공약으로 내건 대규모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는 크다. 이와시타 마리 다이와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시다 총재의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 대책에 주목했다. 그는 "기시다 전 외무상이 수십 조엔 규모의 경제 대책을 주창하고 있는데, 재정 확장과 재정 건전성에 있어서 균형 잡힌 정책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토 나카유지 크레디아그리콜(CA) 외환 본부장은 "코로나19 대응책으로 내건 수십 조엔 규모의 경제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면서 "다만 실효성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치카와 신이치 픽테투자신탁 투자 고문은 "기시다 전 외무상이 예전부터 재정 규율을 중시하는 견해를 나타내왔지만, 오히려 그가 내건 소득 재분배 정책은 '큰 정부'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기시다 신임 총재가 11월 중의원 선거까지 어떤 성장 전략을 내세울지도 관건이라는 견해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