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로 공세 바뀌자 제명안 꺼내들어
거대여당 맞서 여론전 이끌려는 목적
송영길 만날 논의 가능성도 열어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연일 대장동 특혜 의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최근 여론이 곽상도 의원 사건으로 나쁘게 흘러가는 만큼 반전을 노리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 지표와 민주당 내 분위기를 언급하며 특검을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만날 가능성도 시사하며 '곽상도 의혹'에 따른 반전을 노리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업자의 탐욕에 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강제로 수용당한 대장동 원주민의 눈물이 떨어지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위기를 모면하고자 아무 곳에나 질러대는 막말에 국민의 원망소리가 높다"며 "대장동 설계를 본인이 했다는 이 지사의 이야기는 특검과 더 체계적이고 강한 수사의 근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설파했다.
이 대표의 특검 요구는 이날만 이뤄진 것이 아니다. 27일 미국 방문 후 귀국 당시에도 "성역을 두지 말고 국정감사 및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으며 28일 라디오에서도 특검을 강조했다. 29일에는 아예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을 방문해 "(특검 도입) 여론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검과 국정조사에 대한 의지를 민주당이 밝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곽상도 제명안'을 특검에 상응하는 카드로 꺼내 들었다. 최근 곽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여론이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으로 들끓자 반전을 노린 것이다. 거대 여당보다 상대적으로 힘이 없는 국민의힘으로선 여론의 반전을 노리기 위해 특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서도 "조국수호 이런 것처럼 상도수호 이런 거 없다"며 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도 "곽 의원이 당을 떠난 뒤에도 더 강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며 "특검을 통해 빨리 진실규명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당부했다.
민주당도 최근 여론에 흔들리는 모양새다. 일부 조사에선 절반 가까운 국민이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선관위원장을 맡은 5선의 이상민 의원은 "종국적으로 특검으로 안 갈 수 없다. 최단 기간 내에 이를 빨리 해소하고 또 대선 정국으로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송영길 대표를 향한 압박에 나섰다. 그는 "지금까지 송 대표와 제가 수차례 거쳐 만들어온 협치정신대로라면 (곽상도 제명안과 특검 등) 두 건에 대해서 송 대표도 노력해주시지 않을까 싶다"며 "민주당에서도 그런 여론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자 기조하에서 당내 설득을 진행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특검을 거부하는 쪽이 범인이란 국민 인식은 깊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송 대표와 만남 가능성에 대해 "송 대표께서 충분히 고민이 끝나고 화답할 수 있다고 본다"며 "빠른 결단을 해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열어뒀다.